나프타 공급 부족 사태에 日…감자칩 포장지 흑백으로 변경
[이슈밸리=임정은 기자] 중동 정세 악화로 인한 원자재 공급난이 일본 제과업계의 풍경까지 바꾸고 있다.
일본의 유명 과자 제조업체 가루비는 나프타 부족에 따른 인쇄용 잉크 수급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주력 제품의 포장지를 흑백으로 인쇄해 출하한다고 밝혔다.
12일 마이니치신문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가루비는 포테토칩스 저염 맛, 콘소메 맛, 김 맛 등 인기 제품 14종의 포장 인쇄를 25일 출하분부터 순차적으로 흑백 2색으로 변경한다. 주력 제품인 갓파에비센 등도 이번 조치 대상에 포함됐으며 7월 출시 예정이었던 사워크림 맛 감자칩은 아예 발매가 연기됐다.
이러한 결정은 미국과 이란 간의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공급이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나프타는 포장지용 비닐과 필름뿐 아니라 인쇄용 잉크를 만드는 수지와 용제의 핵심 성분이다.
가루비 측은 "제품 공급의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당분간 잉크 사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로 했다며 향후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수급 불안에 따른 여파는 가루비뿐 아니라 일본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육가공업체 이토햄요네큐홀딩스는 포장지를 단순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일부 음료 업체는 제품 용기 인쇄를 중단하기 시작했다.
일본 국민생활산업·소비자단체연합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70% 이상이 나프타 수급 불안이 지속될 경우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언론들은 컬러 잉크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흑백 포장지를 채택하는 제조업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루비는 납품업체와 거래처에 잉크 수급 문제를 공지하며 정세 변화에 따른 협력을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중동발 원자재 공급망 위기가 일본 주요 식품업체들의 제품 사양 재검토와 가격 정책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