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러터리] “핵 있어도 못 쓴다”…결국 전쟁의 승부는 ‘미사일 보유량’

2026-04-13     이슈밸리

 

[이슈밸리=윤대우 기자] 세계 최강 핵무기 보유국들이 전쟁 상황에서 핵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현실이 최근 두 개의 전쟁을 통해 더욱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세계 최대 핵보유국인 러시아는 4년째 핵을 사용하지 못한 채 재래식 전력 중심의 소모전을 이어가고 있다.

또 중동에서는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면서도 핵 옵션을 실제로 꺼내들지 못하고 있다. 핵 사용이 가져올 확전과 국제적 파장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핵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 역시 이란과의 충돌 과정에서 자국 피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핵 사용을 선택하지 않았다.

이처럼 핵은 ‘사용 무기’가 아니라 ‘억제 무기’에 가깝다는 점이 다시 확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핵이 사실상 봉인된 상황에서 전쟁의 실질적인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재래식 전력, 특히 미사일 능력이라는 평가가 힘을 얻는다. 현대전은 대규모 병력 충돌보다 장거리 정밀타격과 방공망 무력화 능력에 의해 판가름 나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장거리 타격과 방공 시스템이 전장의 흐름을 좌우했고, 중동 역시 미사일과 드론이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얼마나 정확하게, 얼마나 많이, 얼마나 빠르게 타격할 수 있는가”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한 셈이다.

◆ 한국, ‘미사일 강국’ 반열 진입했나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의 군사력에 대한 재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중심으로 타격 능력을 고도화해 왔고, 천궁 등 다층 방어체계 역시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고위력 탄두와 장거리 사거리를 갖춘 차세대 미사일 개발이 진행되면서 전략적 억제력은 과거보다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세계 톱5’ 수준 여부를 두고는 평가 기관마다 시각 차이가 있으며, 미국·러시아·중국 등 기존 군사 강국과의 격차를 감안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 결국 남는 변수는 ‘비축량’...미사일 보유량 판가름

문제는 능력보다 ‘물량’이라는 지적이 많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났듯 현대전은 단기간 결전이 아니라 장기 소모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미사일의 성능보다도 얼마나 많은 수량을 지속적으로 생산·보급할 수 있는지가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

방산 생산 능력, 공급망, 예산, 동맹 기반 보급 체계까지 포함한 ‘총력전 수행 능력’이 최종 변수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핵이 존재하는 시대에도 전장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재래식 전력이며, 그 중심에 미사일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전쟁을 통해 다시 확인되고 있다.

결국 핵은 억제의 상징으로 남고, 실제 승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축적된 ‘정밀성과 물량’의 균형 위에서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군사 전문가는 “핵은 전쟁을 끝내는 무기가 아니라 시작조차 막는 무기”라며 “실제 전장은 이미 미사일과 드론 중심으로 재편됐고, 앞으로는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운용할 수 있느냐가 국가 안보의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