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의 신호인가? 핏빛 먼지 폭풍에…호주 서부 하늘 붉은색으로
[이슈밸리=임정은 기자] 호주 서부 지역에서 열대성 사이클론이 상륙하며 하늘이 온통 붉게 물드는 기현상이 나타나 지구 종말을 연상시킨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30일(현지 시간) CNN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7일 서호주 샤크베이 지역 일대에서 하늘이 핏빛처럼 변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이번 현상은 열대성 사이클론 나렐이 호주 해안에 접근하며 발생했다. 나렐이 동반한 거센 바람이 철분 함량이 높은 호주 서부 특유의 붉은 흙과 먼지를 대기 중으로 대량 끌어올리면서 모래 폭풍을 일으킨 결과다.
샤크베이 캐러밴 공원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당시 영상을 게시하며 "바깥 상황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으스스하고 모든 것이 먼지로 뒤덮여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을 접한 이들은 화성을 보는 것 같다거나 지구 멸망의 순간 같다는 반응을 보이며 놀라움을 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풍으로 날아오른 붉은 산화철 먼지가 햇빛과 만나면서 이 같은 극적인 색 변화가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또 폭스 기상예보센터는 일출이나 일몰 때처럼 태양 빛이 두꺼운 대기층을 통과할 때 파장이 짧은 푸른색 계열은 산란해 사라지고 파장이 긴 붉은색이나 분홍색이 두드러지게 보인다고 밝혔다.
대기 중의 빽빽한 먼지 입자들이 붉은색을 제외한 나머지 파장의 빛을 대부분 걸러내면서 하늘이 선명한 진홍색을 띠게 됐다는 설명이다.
톰 길 텍사스대 환경공학 교수는 "열대성 저기압은 보통 많은 비를 동반해 먼지 폭풍을 일으키는 경우가 드물지만 이번에는 강한 바람이 건조한 사막 지대를 지나며 먼지를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이어 길 교수는 "지금까지 본 현상 중 가장 붉은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호주 기상 당국 관계자 제시카 린가드 역시 "나렐이 상륙하기 전 강풍과 건조한 토양 등 완벽한 조건이 갖춰져 이 같은 기현상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사이클론 나렐은 10일 동안 호주 해안을 횡단하며 네 차례 상륙해 강력한 위력을 떨쳤다. 공포감을 주던 붉은 하늘은 기상 조건이 바뀐 뒤 이틀 만에 제자리를 찾았다.
캐러밴 공원 측은 29일 추가 영상을 통해 하늘이 원래의 맑은 색으로 돌아왔으며 여전히 곳곳에 쌓인 붉은 먼지를 치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