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동탄 크리스찬교회, 어르신 영정사진 무료 촬영…지역 섬김 ‘품 사역’ 화제
[이슈밸리=윤대우 기자] 최근 한국 사회에서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전보다 훨씬 복합적이다.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비판 역시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일부 교회의 일탈과 사회적 논란은 종교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여전히 조용히 헌신과 봉사를 이어가는 교회와 신앙인들의 이야기도 존재한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 크리스찬 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품 사역’ 역시 그런 사례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이 교회는 지역 어르신들을 초청해 ‘영정사진 촬영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단순한 사진 촬영이 아니라 메이크업과 의상까지 준비해 어르신들의 마지막 사진을 정성스럽게 남겨드리는 사역이다. 교회는 어르신들에게 양복과 한복을 제공하고 메이크업을 해드린 뒤 전문 촬영을 통해 영정사진을 제작해 전달한다.
이 사역은 2주간 매주 토요일 진행되며 첫날인 3월 14일에는 9명의 어르신이 참여했다. 오전 9시에 시작된 촬영은 오후 2시까지 이어졌으며 한 사람당 약 40분 정도의 시간이 정성스럽게 사용됐다. 두 번째 촬영은 3월 21일이며 추후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교회 관계자는 이 사역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어르신들은 하나님 나라에 물리적으로 가장 가까이 계신 분들이다. 인생을 돌아보며 하늘의 소망을 바라보는 기쁨의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영정사진을 찍는 것이 슬픔이 아니라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갈 길을 소망으로 바라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이 사역이 ‘품 사역’으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나님 아버지의 품에 영혼이 안식하기를 기도하는 마음을 담았다는 의미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가 수행해 온 사회적 역할은 결코 작지 않다. 대한적십자사와 헌혈 관련 단체들의 통계와 교계 조사 등을 종합하면 국내 헌혈 참여자 가운데 상당수가 교회 단체 헌혈을 통해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교회 청년부나 선교단체를 중심으로 한 ‘단체 헌혈’ 문화는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교육과 의료, 복지 분야에서도 기독교의 영향은 역사적으로 깊다. 한국 근대 교육의 상당수는 선교사들이 세운 학교에서 출발했다. 연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숭실대학교를 비롯해 전국 곳곳의 미션스쿨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세브란스병원과 같은 근대 의료기관 역시 선교사들의 의료선교에서 시작됐다.
고아원과 양로원, 장애인 시설 등 복지 영역에서도 교회와 기독교 단체의 역할은 컸다. 전쟁 이후 한국 사회가 가장 가난했던 시기 수많은 교회와 선교단체가 고아와 노숙인을 돌보고 무료 급식과 보호시설을 운영해왔다.
70~80년대 교회 설교가 주일 아침 공중파에서 방송했던 시절도 있었다. 당시 교회와 성도는 한국 사회에서 신뢰 대상이었다.
물론 교회가 항상 긍정적인 평가만 받아온 것은 아니다. 일부 교회의 세속화와 권력화, 재정 문제, 사회적 갈등 등은 한국 사회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그로 인해 종교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동시에 동탄의 ‘품 사역’처럼 교회의 본질적인 가치인 사랑과 섬김을 실천하려는 크고 작은 공동체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도 분명한 현실이다. 거창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역 어르신의 손을 잡아주고 마지막 사진을 정성스럽게 찍어드리는 일처럼 작지만 따뜻한 섬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교회를 향한 사회적 시선 역시 균형 속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잘못된 부분은 분명하게 비판하되,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는 움직임은 응원하고 격려하는 것이 공동체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길이라는 것이다.
동탄의 작은 교회에서 시작된 ‘품 사역’은 그런 의미에서 교회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누군가의 마지막 사진을 정성스럽게 남겨주는 그 조용한 섬김 속에서, 종교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이 다시 사회에 던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