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女 ‘다카이치 1강’ 일본 탄생...자민당 316석, 전후 최대 권력 집중

2026-02-09     이슈밸리

 

[이슈밸리=임정은 기자] 일본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 총선에서 역사적 압승을 거두며 일본 정치 지형이 단숨에 ‘다카이치 체제’로 재편됐다. 단일 정당이 하원 3분의 2를 넘는 의석을 확보한 것은 전후 처음으로, 일본 정치권은 사실상 장기 집권 체제 진입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전체 465석 가운데 316석을 확보했다. 기존 의석보다 128석이나 늘어난 규모로, 1986년 나카소네 정권 당시 기록했던 자민당 최다 의석을 넘어선 역대 최대치다. 개헌안 발의선인 3분의 2를 단독으로 넘어선 만큼, 입법 주도권은 물론 정국 전반을 장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연정 파트너 일본유신회도 의석을 소폭 늘리면서 여당 진영 전체 의석은 352석, 비율로는 75%를 넘겼다. 반면 최대 야당이었던 중도개혁 연합은 49석에 그치며 사실상 견제 기능을 상실했다. 제1야당 지도부는 선거 직후 사임 의사를 밝히는 등 야권은 심각한 재편 국면에 들어갔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아베 이후 공백이었던 강력한 권력 중심이 재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민당 내부 권력 구조 역시 다카이치 총리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 ‘강한 일본’ 메시지, 젊은층까지 흡수

선거 직전까지만 해도 하원 해산 결정에 대한 비판 여론이 존재했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전국을 돌며 ‘강한 일본’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내세웠다. 1만2천㎞에 달하는 강행군 유세는 보수층 결집뿐 아니라 젊은층 지지 확장에도 일정 부분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내각 지지율이 60% 안팎을 유지한 점도 승리의 배경으로 꼽힌다. 선거 이후 자민당 내부에서조차 “장기 집권 기반이 완성됐다”는 분석이 나오며, 다카이치 총리의 당내 장악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향후 정책 방향은 경제와 안보 모두에서 강경 노선이 예상된다. 총리는 ‘책임 있는 적극재정’을 핵심 경제 기조로 제시하며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 ‘전쟁 가능 국가’ 논쟁 재점화

이번 선거 결과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분야는 안보와 헌법 개정이다. 일본 정부는 이미 방위력 강화와 무기 수출 규제 완화, 정보기관 창설 등 강경 안보 정책을 준비해왔다.

개헌에 긍정적인 정당들의 의석 합계는 중의원 기준 395석에 달한다. 헌법 9조 개정 논의가 다시 본격화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다만 실제 개헌 발의에는 참의원 3분의 2 찬성이 필요해 당장 추진이 가능하진 않다. 다음 참의원 선거는 2028년으로, 그때까지 정치적 환경을 조성하는 장기 전략이 예상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일본이 사실상 ‘보통국가’를 넘어 군사·안보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매파적 외교·안보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동아시아 안보 환경에도 파장이 불가피하다.

◆ 독도문제, 역사문제로 한국 정부 압박 줄수도

이번 총선은 일본 정치의 권력 구조를 단숨에 바꿔 놓았다. 하원 압도적 다수, 높은 지지율, 약화된 야당이라는 조건이 맞물리며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전 총리에 버금가는 권력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견제 장치의 약화다. 하원 3분의 2를 넘는 의석은 상원 반대를 재의결로 뒤집을 수 있어 사실상 입법 독주가 가능하다. 일본 정치가 안정적 장기 집권 체제로 들어갈지, 아니면 권력 집중에 따른 반작용이 나타날지는 향후 정책 추진 속도와 성과에 달려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전후 일본 정치에서 보기 드문 권력 집중이 현실화되면서, 다카이치 체제는 안정적 장기 집권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견제 장치 약화에 따른 정치적 긴장과 동아시아 안보 지형 변화라는 두 개의 변수를 동시에 키우는 분기점에 들어섰다"고 전망했다.

이어 "한국과는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다카이치 정권이 여론 반등을 위해 독도문제나 역사문제로 한국 정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예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