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 2주째…사망자 100명 넘어
[이슈밸리=디지털뉴스팀] 이란 전역에서 2주 넘게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는 가운데,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외부와의 소통을 차단한 상태에서 무력 진압이 이어지면서 국제사회 우려도 커지고 있다.
10일(현지 시각) AP통신은 미국 인권단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을 인용해 지난달 28일 시작된 이란 반정부 시위 이후 현재까지 최소 116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날 집계된 65명에서 하루 만에 급증한 수치다. 다만 사망자 가운데 시위대와 보안군의 정확한 비율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HRANA는 이번 시위와 관련해 구금된 인원이 2,60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지난 8일부터 국제전화와 인터넷 접속까지 차단되면서,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가능성도 제기된다.
온라인에 공유된 영상에는 수도 테헤란 북부에서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는 장면이 담겼다. 일부 시위대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해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CNN은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인용해 보안군의 유혈 진압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병원 내부에서는 “시신이 서로 겹쳐 쌓여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반면 이란 국영 TV는 시위대 사망자 언급은 피한 채, 보안군 중 사망자가 발생했다고만 전하며 시위대가 총격을 가하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을 반복 송출하고 있다. 시위는 수도 테헤란뿐 아니라 북동부 도시 마슈하드 등 주요 도시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란 당국이 이른바 ‘작전 테러 팀’ 소속 200여 명을 체포했으며, 이들이 총기와 수류탄, 휘발유 폭탄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란 사법당국은 한층 더 강경한 메시지를 내놨다.
모하마드 모바헤디아자드 이란 검찰총장은 국영 TV 성명을 통해 “시위에 참여하는 자는 누구든 신의 적으로 간주된다”며 “이는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라고 경고했다. 시위대를 도운 인물 역시 동일한 혐의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란 당국이 인터넷과 국제 통신을 차단한 상태에서 진압 수위를 높이면서, 외부 감시가 어려운 ‘차단된 공간’에서 폭력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을 막기 위해 이란에 군사 개입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가운데 미국 정부가 대규모 공습을 포함한 공격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같은 날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실제로 행동으로 이행해야 하게 될 경우에 대비해 이란 공격 방안을 두고 예비적 단계의 논의를 진행해왔다고 보도했다.
논의 중인 선택지에는 이란 군사 표적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공습도 포함돼 있다고 한 당국자는 전했다.
다만 다른 당국자는 미국 정부에서 어떤 군사적 행동에 나설 것인지에 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직 아니며, 군사 장비와 인력이 공격 준비를 위해 움직인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이란 공격을 위한 논의가 통상적 계획 수립의 일환이라면서 이란 공격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치안 문제가 아니라, 이란 체제 전반의 긴장과 민심 이반을 보여주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