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는 시대 온다”…머스크의 급발진 선언, 어디까지 현실인가
[이슈밸리=임정은 기자] 인류를 지배할 차세대 기술로 AI와 로봇을 꾸준히 지목해온 일론 머스크가 이번엔 “돈의 개념이 사라질 것”이라는 초강수 전망을 던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머스크는 AI·로봇이 인간의 욕구를 거의 무한히 충족시키는 시대가 오면 기존 경제 질서가 붕괴하고, 화폐의 가치가 자연스럽게 소멸한다는 주장했다.
2일(현지 시각) 인도 기업가 니킬 카마스가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영상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돈(money)이라는 개념이 사라질 것"이라며 "AI와 로봇 기술이 모든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킬 만큼 발전한다면 돈의 중요성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에너지를 유일하게 남는 ‘물리적 화폐’로 규정하며, 전력 생산 능력이 곧 문명의 경쟁력이 되는 미래를 예고했다.
부채 위기·고금리 시대를 해결할 유일한 길 역시 AI 기반 초(超)생산성이라고 강조해 금융·산업계의 전망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현실 경제가 이 같은 구조적 대전환을 수용할지, 또 실제로 가능한지에 대해선 기술적·정치적 제약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평가도 공존한다.
◆ ‘돈의 종말’ 발언이 나온 진짜 배경
머스크의 전망은 단순한 과장이 아니다. 그는 AI·로봇이 3~5년 내 인간 생산성을 압도적으로 상회하는 ‘AGI 시대’를 가정하고 있다.
AI 공장, 자율주행, 로봇 노동이 결합하면 상품과 서비스 공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희소성이 사라지고, 그 결과 교환의 매개체로서 화폐의 역할이 약해진다는 게 그의 관점이다.
이 메시지는 테슬라의 로봇 옵티머스, 자율주행, 에너지 사업 등 미래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국 부채논쟁이 확산되는 시점에, 그는 ‘기존 경제 질서로는 미래를 해결할 수 없다’는 프레임을 다시 강조하고 있다.
◆ “에너지가 진짜 화폐”…머스크 논리의 구조
머스크는 화폐가 사라지더라도 ‘물리학 기반의 화폐’ 만큼은 남는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실제 화폐는 에너지다.
I·로봇 시대에는 모든 기술·산업·데이터센터가 에너지에 의존하기 때문에 전력 생산 능력이 곧 경제의 근본 가치가 된다는 설명이다.
비트코인을 ‘에너지 기반 자산’으로 보는 그의 시각 역시 같은 연장선이다.
하지만 국가의 화폐·세금·정책 시스템은 여전히 화폐를 필요로 하기에, 현실적으로 “돈이 완전히 사라지는 경제”가 구현되기까지는 정치·제도적 장애가 매우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 가능성과 한계…3년 내 디플레이션은 과도한 전망
AI·로봇 확산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현실적이다. 제조·물류·코딩·서비스 전반에서 단가가 떨어지고 공급이 늘어나는 흐름은 이미 관찰되고 있다.
그러나 머스크가 말한 “3년 내 구조적 디플레이션”은 많은 경제학자들이 비현실적이라고 본다.
주거비, 의료비, 서비스 비용 등 구조적 인플레 요인이 강하고, 정책·금융 체계가 변하지 않는 한 단기간 내 통화 질서 역전은 일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머스크의 발언은 미래 철학과 테슬라의 기술 비전이 혼합된 ‘극단적 가설’에 가까우며, 화폐 체계가 완전히 무력화되는 시나리오는 기술 발전 속도보다 훨씬 더 복잡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세계관이 혁신에 대한 직관과 통찰을 담고 있지만, 현실 경제는 기술만으로 움직이지 않는 만큼 구조 변화엔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실리콘밸리 기술경영 연구 관계자는 “에너지 가치가 경제 핵심이 되는 것은 맞지만, 통화 자체가 사라지는 미래는 철학적 개념에 가깝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