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주의 청지기] ‘구관이 명관, 설폰요소제’

2025-11-28     이슈밸리

 

[이슈밸리=칼럼] 지난번 글을 통해 ‘당뇨약의 큰형님’으로 메트포민이라는 약에 대해 소개해드렸습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당뇨를 치료하는 약물은 최종적으로 혈당을 떨어뜨리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산 정상에 다다르기까지 여러 등산로가 있듯이 혈당을 떨어뜨리는 목적을 가진 당뇨약에도 그 기전에 따라 여러가지 약들이 존재합니다. 

메트포민이라는 약은 간에서 당 생성을 줄이고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작용기전으로 오래동안 당뇨치료에 사용되어왔고 지금도 당뇨 치료에 큰 역할을 하고 있기때문에 큰형님 소리를 들어도 마땅한 약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오랜기간 당뇨 치료에 큰 역할을 해 온 약물이 있습니다. 

이 계열의 약물을 ‘설폰요소제’ 라고 하는데 영어로 SulfonylUreas라고 하기 때문에 줄여서 ‘SU제제’라고 간단히 부르기도 합니다. 이 정도 지식은 어렵지 않고 간단한 것이니 조금만 신경 써서 이름만 알고 있어도 의사들과 대화하는데 용이하게 써먹으실 수 있을 겁니다. 이 약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효과로 혈당을 떨어뜨려 주는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설폰요소제의 대표적인 약은 ‘아마릴’이라는 상품명으로 출시되었던 글리메피라이드 라는 성분의 약인데 특징적으로 약의 모양이 눈사람처럼 생겨서 환자분들이 ‘눈사람같인 생긴 알약’이라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지금 당뇨약을 복용하시는 분들이라면 자신이 복용하는 약물을 보면서 ‘아,이 약이구나’ 하실 분들이 있을겁니다. 그 외의 설폰요소제로는 ‘디아미크롱’ 이라는 상품명으로 출시되었던 글리클라자이드 라는 성분의 약도 있습니다. 

눈치를 채셨겠지만 같은 계열의 약들은 상품명은 제각각이어도 성분명은 글리메피라이드, 글리클라자이드 처럼 비슷하게 작명된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설명해드릴 다른 계열의 약물들도 성분명들은 마치 형제 자매들끼리 돌림자를 쓰는 것처럼 비슷비슷하게 이름을 짓기 때문에 약 성분명만 들어도 어떤 계열의 당뇨약인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이 설폰요소제의 가장 큰 특징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크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혈당 강하 효과가 확실하다는 장점 때문에 동시에 저혈당을 유발 할 수 있다는 분명한 단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설폰요소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집중력이 떨어지고 어지럽고 의식이 흐려지는 저혈당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주시고 설폰요소제의 용량 조절에 신경써야합니다. 또한 식사를 거르거나 과도한 노동을 하거나 식사 간격이 길어져 저혈당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특히 더 조심해야합니다.

 그 외에도 설폰요소제는 체중이 증가한다는 단점이 있기때문에 최근에 개발된 체중 증가 부작용이 없는 당뇨약에 비해 사용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 형편입니다. 또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다보니 췌장의 기능을 고갈시킨다는 우려때문에 최근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폰요소제는 오랜시간 사용되어 온 임상자료를 통해 장점과 단점이 분명하게 알려져 있고 용량조절도 편하기때문에 아직도 당뇨치료에 있어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좋은 치료제입니다. 언제나 새로운 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격언은 오랜 시간의 풍화를 이겨낸 당뇨 치료제에도 적용할 수 있는 말입니다. 바로 설폰요소제가 메트포민과 함께 대표적인 ‘명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