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러터리&] 트럼프가 깬 ‘핵잠수함 금기’… 한국 중심 재편되는 동아시아 해양 질서

2025-11-19     이슈밸리
부산항에

 

[이슈밸리=권동혁·윤대우 기자] 미국의 역대 어느 행정부도 입 밖에 꺼내지 않던 한국 핵추진잠수함(핵잠) 문제가 트럼프 대통령 승인으로 전면에 떠올랐다. 워싱턴 외교가는 “수십 년간 금기였던 이슈가 현실화 됐다”며 큰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더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가 일본과의 동맹은 더 강화했음에도, 핵잠 문제만큼은 일본과 단 한 번도 거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이 대목을 “동북아 전략 지형의 무게중심이 한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상징적 장면”으로 해석한다.

♦ 트럼프는 왜 금기를 깼나… 한국은 허용하고 일본에는 언급조차 안 한 이유

미국은 전통적으로 한국 핵잠을 꺼내는 것 자체를 부담으로 여겨왔다. 미국은 동북아 안보판을 자신이 통제하기 위해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 확대를 의도적으로 제한하는 전략을 지속해 왔다. 이는 핵잠이 단순한 전력차원이 아닌 미국 동맹 구조의 틀을 흔드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금기를 트럼프가 깬 것이다. 조 바이든 같으면 가능한 일이었겠나?

트럼프의 갑작스런 한국의 핵잠 승인 배경에는 △중국 해군의 팽창 △북한의 ICBM 완성 단계 진입 △대만해협 불안정 △미군 해외 부담 축소 기조가 자리한다. 트럼프는 한국이 강해질수록 미국의 부담이 가벼워진다는 ‘거래식 안보관’을 일찌감치 드러내 왔다.

반면 일본에는 이 같은 제안을 하지 않은 이유는 분명하다.

일본이 핵잠을 갖는 순간, 미국이 구축해 온 동북아 해양 질서의 균형이 오히려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핵잠 보유는 중국·러시아와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높이고, 이는 미국이 원하는 ‘관리 가능한 긴장’ 수준을 넘어서게 된다. 미국 정가의 분위기도 과거 진주만을 기습한 일본보다는 한국을 신뢰하는 쪽이다. 

더구나 일본은 평화헌법과 핵추진 관련 국민 정서가 강하게 존재해, 미국 입장에서는 정치·외교·군사적 비용과 부담이 큰 사안이었다.

즉, 트럼프식 계산법은 간단하다. 한국이 핵잠을 갖는 것이 미국의 비용을 줄이고 동맹국들의 반발을 줄이면서 중국 견제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동했다는 것이다.

해외 군사전문가는 “한국의 기술력, 조선 능력, 지정학적 위치는 핵잠 운용국 조건을 거의 완벽히 충족한다”며 “트럼프가 금기를 깬 이유는 한국이 그만큼 실체적 능력을 갖춘 유일한 동맹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한국 핵잠… 중국·일본·러시아가 동시에 긴장하는 이유

한국이 핵잠을 보유하면 영향권은 단순히 한반도 주변이 아니다. 동북아—대만해협—남중국해까지 연결되는 해양 축 전체가 재편된다.

한국 핵잠이 등장할 경우 가장 먼저 반응할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항모전단의 이동 경로와 전략잠수함(SSBN) 활동 구역이 한국 핵잠의 장기 은밀작전 범위에 들어가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 특히 한국의 낮은 소음 억제 기술은 중국 해군이 아직 완전히 따라잡지 못한 분야다. 중국 군사 소식통들은 “한국 핵잠은 중국 SLBM 전략의 구조적 취약점을 건드릴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긴장은 자연스럽게 일본으로 이어진다. 일본은 동해와 태평양에서 수십 년간 유지해 온 대잠 우위 개념이 흔들리는 상황을 부담스럽게 받아들인다. 한국 핵잠의 등장으로 해상자위대의 작전 자유도가 좁아질 수 있다는 경계심이 일본 안보계 내부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일본이 오랫동안 방어 중심의 해군 전략을 유지해온 만큼, 한국의 전략 전력이 급격히 확장될 경우 일본은 전략 조정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러시아의 반응도 겹친다. 극동함대의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조용하고 장기체류가 가능한 한국 핵잠은 러시아 해군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새로운 변수’가 된다. 러시아는 이미 북방함대 중심으로 전략자산을 이동시키는 등 동북아 해군력의 부담을 줄여 왔는데, 한국 핵잠이 등장하면 극동 지역에서의 전략적 거점 유지가 더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중국의 경계—일본의 우려—러시아의 부담은 각각 다른 이유에서 출발하지만, 한국 핵잠이 동북아 해양질서의 흐름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긴장축으로 연결된다. 단순히 ‘새 무기 등장’이 아니라, 역내 전략자산의 이동 패턴과 해양작전의 기본 구도가 바뀌는 변화이기 때문이다.

반면, 인도네시아나 필리핀 등 동남아 해양 국가들은 남중국해 긴장 속에서 한국 핵잠을 ‘지역 안정 요인’으로까지 평가하려는 분위기다.

♦ 한국이 군사강국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는 배경… 구조가 이미 결정했다

한국의 군사력 강화는 특정 정부의 정책이나 일시적 안보 국면에 의해 만들어진 흐름이 아니다. 산업·기술 기반부터 지정학적 압력, 무기체계 생산 구조까지 한국은 이미 군사강국으로 향하는 궤도에 올라와 있다.

한국 조선업은 세계 최정상 수준이며 잠수함·구축함·대형 군함을 일관 제작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다. 반도체·정밀기계·AI 기반 산업 역시 현대전의 핵심 기술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는 구조다. 여기에 북한·중국·러시아라는 삼중 압력은 한국의 군사 현대화를 선택이 아니라 필연으로 만든다.

국제 군사포럼의 한 전문가는 “한국은 전차·자주포·미사일·레이더·함정까지 묶어 자국 내에서 완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세계 유일의 중견국”이라며 “이 구조가 유지되는 한 한국의 군사력은 후퇴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 전망, 한국 핵잠은 동북아 해양 패권의 분기점

전문가들은 한국 핵잠 보유를 동북아 해양 질서가 재편되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부담이 줄어들고, 일본은 전략 조정이 불가피해지며, 중국·러시아는 더 많은 자원을 대잠 작전과 전략자산 보호에 투입해야 한다. 동남아 국가들은 오히려 한국을 새로운 균형자 역할로 주목하는 흐름이다.

결국 한국의 핵잠 보유는 한반도 안보를 넘어 동북아·남중국해로 이어지는 해양 패권 판도의 중심축이 한국으로 이동하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직 미 해군 정보장교는 “한국 핵잠 한 척이 중국의 SLBM 전략을 흔들 수 있다”며 “이유는 단순하다. 한국 잠수함의 소음 억제 기술이 이미 세계 정상급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