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예상 밖의 국방 혁신...한국 핵잠수함 시대가 불러온 역설
[이슈밸리=윤대우 편집장] 국내에서 글을 가장 잘 쓰는 사람 중 한 명이라는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의 지난 목요일 칼럼에 많은 공감이 갔다.
양상훈 주필이 다룬 내용은 이렇다. 북한과 중국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역대 진보 진영 대통령(김대중, 노무현, 문재인)들이 정작 북한과 중국이 기겁할 KF-21 초음속 전투기, K-9 자주포 완전 국산화, KDX-III(세종대왕급) 이지스함 도입,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제, 핵추진잠수함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진보 대통령 특성은 일반적으로 군사력 강화보다는 평화·대화 기조가 우선이었지만, 국방력 현대화, 국산무기 개발은 꾸준히 추진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보다는 중국과 더 친밀하다는 생각을 지을 수 없다. 기고만장한 중국 대사 옆에서 공손히 두 손을 모아 이야기를 듣거나, 명동 중국 시위를 꼭 짚어 불법시위라 규정했고, 중국에 “셰셰”하면 된다고 했다.
중국에 대한 그의 과도한 친절과 열린 마음은 아마 임기가 끝나도 변치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역설적으로 중국이 가장 싫어하고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추진을 시진핑 국가 주석이 참석한 APEC 기간 중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 몇 마디 나누더니 다음날 승인까지 얻어 내버렸다.
말실수 많이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행여 실수로 승인한 것 아닌가 했는데, 미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미 정부의 태도는 일관되게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보유를 승인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미국에서 건조하니, 한국에서 건조하느냐의 문제를 놓고 의견 조율을 하는 단계이다. 이 엄청난 이슈가 불과 1~2주 사이에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핵잠수함 건조는 한국 군의 오랜 숙원이었지만, 그간 미국은 동북아 정책에서 중국과 일본을 우선시하며 이를 금기시했다. 이번 승인은 트럼프 대통령 시대 전략적 전환으로, 막대한 비용(약 3,500억 달러)을 투자해야 하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보수 진영의 비판을 일정 부분 잠재웠다.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75%가 경주 APEC에서의 대통령 외교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대통령이 대규모 국제 무대에서 차분하고 능숙하게 사안을 처리한 점은, 성남시장, 경기지사 시절 해외 경험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주목할 만하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 핵잠 추진 소식이 시 주석의 방한 직전 공개되었음에도 시진핑 주석은 공식 일정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귀국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로선 자국 앞마당이라 생각하는 서해에 한국산 핵추진잠수함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게 되는 상황에 대노를 할 상황인데, 시 주석은 APEC 기간 이 대통령과 악수하며 중국과 협력 강화를 논의하고 모든 일정을 소화하고 중국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굳이 상상하면, 시 주석이 한국의 핵잠 승인 소식을 들었을 때, 중국 외교부장은 우리 측에 강력히 항의하고 한중 정상회의를 취소하고 시 주석은 바로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모든 것이 한국 내 자주국방을 빌미로 주한미군 영향력을 감소시키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아무튼 역대 보수 대통령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일을 진보 진영의 이재명 대통령이 뚫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아무리 천문학적 돈을 갖고 쏟아부어 준다 해도 미국은 한국의 핵잠수함 관련 승인을 절대하지 않기에 돈 많은 사우디아라비아, UAE 같은 나라는 핵잠 이슈 자체를 꺼내지도 않는다.
이번 APEC 성과는 역대 보수 대통령들도 이루지 못한 과업으로 평가된다. 단순히 투자금액이 아닌, 핵잠수함 승인이라는 전략적 성과가 핵심이다. 보수층 역시 이번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대통령 평균 지지율 상승(50%대에서 약 25%포인트 증가)으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도 사법 리스크를 포함한 여러 과제를 안고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국익과 국가 번영, 국민 안전과 기업 발전을 최우선으로 삼는다면, 반대하던 여론도 점차 우호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결국, 정치 성향을 떠나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다. 이번 핵추진잠수함 사례는, 진보든 보수든 지도자가 국익을 우선할 때 국민이 공감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