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혁신의 그늘…IBM·메타 대규모 감원 ‘도미노’, 모든 일자리 대상

2025-11-05     이슈밸리

 

[이슈밸리=한유진 기자] AI(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이 산업 전반의 ‘초생산성 시대’를 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고용 불안이라는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미국 주요 기술기업을 시작으로 전 세계 기업들이 연이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며 ‘AI발(發) 감원 도미노’가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IBM은 소프트웨어 부문 강화를 위한 인력 재조정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정기적으로 인력을 검토해 재조정한다”며 “이번 조치로 전 세계 인력의 한 자릿수 비율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IBM의 직원 수는 약 27만 명으로, 1%만 감원해도 2,7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IBM뿐 아니라 아마존, 메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잇따라 감원에 나섰다.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누적 1만4천 명을 해고했고, 메타 역시 최근 600명의 인력을 줄였다. 생성형 AI 도입에 따른 업무 자동화, 비용 효율화가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히 IT 업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제조, 금융, 미디어, 법률,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서 AI가 인간의 역할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전 세계 고용 구조가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회계와 마케팅, 고객 서비스 등 사무직 중심의 ‘화이트칼라 감원’이 특히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을 “AI 혁신의 역설”로 규정한다. AI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높이지만, 동시에 기업들이 ‘인간 비용’을 줄이는 구조적 유인을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향후 5년 내 전 세계 8,300만 개 일자리가 AI 자동화로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새롭게 창출될 일자리는 6,900만 개 수준에 그쳐, 순감 기준으로 1,4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AI 인력 대체가 가속화되며, 금융·언론·서비스 업종에서도 인력 재편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AI 도입을 위한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중간관리자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고용 불안이 불가피하다고 보지만, 장기적으로는 AI 관련 산업·교육·윤리 규제 등 새로운 분야에서 일자리가 생겨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한국노동연구원 관계자는 “AI 시대의 고용 충격은 1차 산업혁명보다 빠르고 광범위하다”며 “정부와 기업이 노동자 재교육과 기술 전환을 병행하지 않으면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AI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회의 기술’인 동시에, 인류의 일자리 지도를 다시 쓰는 ‘변혁의 기술’이 되고 있다. 이제는 “누가 AI를 쓰느냐”보다 “AI와 어떻게 공존하느냐”가 각국 경제의 최대 과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