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취재] 긴장감 전혀 없었던...‘2025년 을지·민방위 훈련’
종각역 일대 훈련시작 했지만...통제 없이, 시민 자유롭게 왕래
[이슈밸리=윤대우 기자]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실행된 전국 단위 ‘2025년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에서 민간인 대피 훈련이 제대로 안 되는 등 긴장감 없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슈밸리는 20일 오후 2시부터 20분간 진행된 민방위 훈련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일대를 찾았다.
종각역은 보신각이 있는 곳으로 조선시대(1398년)부터 종을 울려 통행금지, 야간 치안 도성 방어와 직결된 도시 방위 시스템의 핵심 지역이다. 수도의 안보와 통제, 시민 질서의 상징적 거점인 셈이다.
종각역에서 청와대 거리는 1,5km이고 정부서울청사와는 1km 이내 불과하다.
이날 2시 정각이 되자 ‘훈련 공습경보 발령’ 사이렌이 요란하게 울렸고 휴대폰으로 “가까운 대피소나 지하공간으로 대피 바랍니다”란 행안부 문자가 떴다. 일부 시민들의 발걸음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종각역 일대 교차로에는 훈련이 시작됐지만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자유로이 왕래했고 훈련에 따른 통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애초 이날 공습경보가 발령되면 주민들은 사전에 지정된 민방위 대피소나 가까운 지하공간으로 안내요원의 유도에 따라 대피해야 했고, 대피소에서는 라디오 방송 청취, 리플릿 배부, 주변 대피소 찾기 교육 등이 진행되어야 했는데 현장에는 전혀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종각 교차로에서 교통경찰관 1명이 분주히 호루라기를 불어댔고, 종각역 각 입구에 민방위통제 요원들이 배치됐지만 시민들을 통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들도 편하게 길을 걸어 다녔다.
15분이 되자 공습경보가 경계경보로 바뀌었고 20분 경계경보가 해제됐다. 20분간의 민방위 훈련에서 종각역 일대 시민들은 별다른 통제 없이 활동했다. 을지훈련 연계 민방위 훈련이란 거창한 타이틀이 무색해 보였다.
정부가 실시한 이날 훈련은 지역마다 공습경보 발령 후 주민 대피, 긴급차량 길터주기, 민방위대원 임무 수행 등을 실전훈련 방식으로 진행했다.
특히 2025년 을지연습과 연계해 추진된 이번 훈련에서는 접경지역은 정부지원 대피소, 비접경지역은 재난취약시설이나 대형마트·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을 활용해 시범훈련을 실시했다.
시범훈련에는 단체장 또는 부단체장이 참여해 주민과 함께 대피 절차를 점검하고 안전 상황을 확인했다.
소방재난본부 주관 긴급차량 길터주기 훈련에서는 소방차와 앰뷸런스가 실제 도로를 운행하며 차량 양보 요령을 안내했고, 경찰은 차량 통제를 지원했다. 전국 단위에서 실시된 이날 민방위 훈련이 계획대로 잘 진행된 곳도 있지만, 종각역 일대처럼 시민 통제가 잘 안된 곳도 있었을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북한에 유화적 제스처를 보내고 있지만, 북한 김정은, 김여정 남매는 오히려 대한민국을 향해 위협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최근 집중 폭우, 지진, 태풍 등 기상이변이 잇따르면서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국가의 책임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민방위 훈련은 어떤 경우라도 실전처럼 진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종각역에서 만난 한 시민은 “2시부터 민방위 훈련이 실시 된다고 해서 약속 장소에 빨리 가려 뛰었는데, 막상 2시 넘어서도 시민들이 아무런 통제 없이 길을 가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면서 “앞으로 이런 식으로 훈련을 진행한다면, 국가 위기 시 시민들이 제대로 대피못해, 우왕좌왕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슈밸리는 훈련이 종료된 이후 세종시 행안부 민방위과에 여러 차례 전화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민방위 훈련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근본적 점검이 필요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