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윤석열 총장 직무정지, 정권 재창출에 큰 부담이자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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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윤석열 총장 직무정지, 정권 재창출에 큰 부담이자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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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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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청와대)
(사진출처=청와대)

 

[이슈밸리=윤대우 편집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계획은 아마 이러했을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쫓아내고 공수처장을 조속히 임명하고 월성원전 수사팀을 공중분해 해 검찰조직을 완전 장악하는 것. 추미애 장관의 뜻은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 장관의 저돌적 행태에 침묵하고 있다. 추 장관으로부터 수시로 보고를 받고 있을 문재인 대통령이 침묵하는 것은 암묵적 동의 아닌가. 

윤석열 검찰총장 퇴진과 공수처장 임명, 검찰조직 장악의 본질은 정권 재창출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문재인 정부 2기를 만드는 게 간절한 꿈이요 목표, 시나리오다. 

검찰 내부에서 윤석열 총장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렸다. 그를 추종하는 검사도 있었지만, 법치주의자·원칙주의자인 그를 눈엣가시로 여기는 검사도 있었을 것이다. 적어도 추미애 장관이 법무부 수장으로 임명되기 전까지는 반반이었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은 180도 달라졌다. 과거 윤 총장을 싫어했던 검사들도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현직 검찰총장 직무 정지에 대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일선 평검사부터 고검장까지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검찰 상하 조직 전체가 들고일어난 것은 사상 초유의 사태다. 

검사들은 단순히 윤 총장이 불쌍해서 그를 보호하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검사들은 추미애 법무장관이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검찰총장 2년 임기를 멋대로 무너뜨려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침해했고 법치주의를 훼손했다고 생각을 했다. 정직·가치·정의·공정을 밥 먹듯 귀에 닳도록 배운 검사들은 “이것은 분명 나라가 잘못 굴러가고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아니 대다수 국민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사상 초유 검찰총장 직무 정지는 정당하지 못하다. 모래알 같이 흩어졌던 검찰조직을 이번 일로 하나 되게 했다. 시간이 갈수록 검찰조직은 더욱 원팀이 될 것이고 콘크리트 같이 단단해질 것이다. 제아무리 공수처장이 여당 최측근 인사가 내정되었어도 실무를 담당할 일선 검사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그 목적이 제대로 이뤄지겠나. 

윤석열 총장 사건으로 촉발된 검사들의 반란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이다. 이는 기존 머뭇거렸던 현 정권 관련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월성1호기 경제성평가 조작 수사를 담당하는 대전지검의 칼날이 현 정권 실세를 향해 더욱 날카로워질 수 있다. 

문재인 정권만큼은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이 없을 줄 알았지만 결국 레임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역설적으로 출발은 추미애 장관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번 검란을 어떻게 수습을 할지 두고 볼 일이지만, 적어도 검사들을 정권의 충견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선을 1년 4개월 앞둔 시점(2022년 3월)에서 문재인 정부가 정권 재창출을 하려면 검찰조직을 잘 다스려야 한다. 초대 공수처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가장 힘이 센 검찰조직의 협조를 얻어야 한다. 그런데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무정지 시킨 것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돌이킬 수 없는 악재가 된 것 같다. 큰 뜻을 이루기 위해 인내가 필요하다는 고사성어 ‘타면자건’은 이럴 때 사용되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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