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기독교는 정말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할 종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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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기독교는 정말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할 종교인가?
  • 이슈밸리
  • 승인 202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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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종편 뉴스 연일 기독교 맹 비난
급변하는 세상 속, 교회 적극 홍보 필요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이슈밸리=윤대우 편집장] 기독교가 동네북이 되고 있습니다. 국내 지상파와 일부 종편 뉴스에서 연일 기독교를 비판하는 기획 뉴스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단순히 코로나19와 관련된 내용으로 시작해서 이제는 기독교인과 교회 숫자까지 지적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내부에서 반성할 내용도 있지만, 오해의 소지도 충분히 있다는 것이 기독교계 반응입니다.  

뉴스 내용만 봐서는 우리나라 기독교는 있어서는 안 될 해악의 존재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헌법에서 보장된 종교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특정 종교를 이렇게 오랫동안 집요하게 비판한 전례는 없습니다. 천주교, 불교를 이렇게까지 기획 시리즈로 비판한 뉴스를 이전에 본 적은 없습니다. 

방송국 내 기독교인들도 많은 것으로 아는데, 본인이 신념을 갖고 다니는 교회를 이렇게까지 매도하고 비판해도 괜찮은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기독교가 잘했다고 두둔하는 게 아닙니다. 뉴스에 대한 비판이 마치 전국에 있는 모든 교회가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처럼 보도되는 게 문제라는 것입니다. 교회세습, 재정비리, 목사 성추행, 폭행 사건, 대면예배 등이 언론의 집중 타켓이 되고 있습니다.  

일부 교회의 잘못된 행태는 당연히 비판받아야 하고 법적인 제재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일부 교회 문제를 전국 8만 교회 전체가 잘못하고 있는 것처럼 뉴스를 보도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마치 몇몇 부정·비리를 저지른 기업·학교로 인해 산업계와 교육계 전체가 비난받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성급한 일반화 논리입니다. 

특히 지상파 뉴스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기독교, 교회에 대한 그릇된 편견을 계속 심어주고 있습니다. 또한 뉴스에 달린 댓글을 보면 80% 이상이 교회가 잘못하고 있다고 공감을 표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교회를 향한 부정적 인식은 점차 늘어가고 있습니다. 

과연 기독교는 정말 나쁜 짓만 골라서 하는 종교일까요. 돈만 밝히는 종교일까요. 여기서 기독교에 대한 이해를 위해 잠시 지나온 역사를 되짚어 보겠습니다. 

교회는 이 땅의 꿀벌과 같습니다. 이 땅과 이 민족의 사랑의 전달자요. 헌신과 희생을 마다치 않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름도 빛도 없이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 목사님이 더 많습니다. 기독교는 어떻게 하면 이 땅과 이 민족을 거룩하고 정직하고 겸손하게 할까. 사랑을 어떻게 실천할까 고민하고 실천하는 종교입니다.  

기독교가 이 땅에 들어온 지는 130년 됐습니다. 기독교는 복음전파, 선교라는 본질적 일 외 이 땅에 학교와 병원을 세웠습니다. 황무지 같은 조선 땅에 배움의 길과 치료의 문을 열게 한 것이죠. 이를 감당한 사람들은 선교사들이었습니다.  

선교사들은 대부분 미국과 유럽에서 온 20대 청년들이 주축이 됐습니다, 학벌도 하버드, 옥스퍼드, 예일대, 프린스턴 신학교 출신들이 많았습니다. 그중에 결혼한 선교사 부부도 있었지요. 그런데 어린 자녀를 한국에 데려왔는데 의료시설이 변변치 않았던 당시, 풍토병으로 사망한 자녀가 꽤 많다고 합니다. 한국에 와서 1~5살의 자녀를 잃은 것입니다.  

이는 서울 마포구 양화진 선교사 묘역에 가면 사실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녀를 잃으면 보통 본국으로 돌아가야 할 텐데 이들은 조선에 남기로 합니다. 그래서 학교, 병원, 아동복지시설 등을 조선 땅에 세웁니다. 서재복이 쓴 '교육철학'에 따르면 1885년부터 1910년 2월까지 설립된 기독교 학교는 장로교가 501교, 감리교 158교, 성공회가 4교를 운영한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연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도 선교사들이 세운 학교입니다. 선교사들은 계급을 타파하고 여성 지위를 향상했습니다. 그리고 근대적 교육을 전개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에 감동 받은 조선인들은 한 명 두 명 기독교를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일제 강점기 안창호, 안중근, 유관순, 김구, 이승만, 서재필(독립신문 창간), 이상재(신간회 회장), 이동휘(대한 임정 대통령), 이준(헤이그 열사) 등은 모두 기독교인이었습니다. 

일제의 강압이 서슬 퍼렇던 시절, 이들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마다치 않았습니다.  3·1운동 때 독립 선언서를 외친 민족대표 33인중 16명이 기독교 신자였습니다. 이로 인해 독립선언서는 온건하고 비폭력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습니다. 또한,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신사참배 거부 등에 앞장서서 일제에 항거하였습니다. 

6.25 때도 기독교인들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이웃사랑을 실천합니다. 자녀들을 몰살시킨 공산당을 자신의 양자로 삼았지만 끝내 그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 손양원 목사님은 사랑을 몸소 실천하셨습니다. 

군부독재 시절,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많은 기독교인이 시위를 하다가 투옥되고 고문당하고 소리 없이 죽어갔습니다. 물론 기독교인들만 그랬다고 할 수 없지만, 많은 기독교 리더들이 이 땅의 민주주의 꽃을 피우는데 앞장섰습니다. 

이런 일들이 열매를 맺어 80년대 후반까지 기독교인들은 우리 사회에서 존경의 대상이었습니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마다하지 않았고, 독립을 위해,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민주화를 위해 헌신·희생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오늘날 기독교인이 세상으로부터 비난을 당하는 것은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서 과거 신앙의 선배들처럼 이러한 희생과 헌신의 모습이 사라졌거나, 보이지 않기 때문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상은 언제나 기독교인에게 빛과 소금의 역할을 원합니다.   

90년대 들어 교회의 양적 팽창과 미디어의 급속한 확산으로 과거에 보도되지 않았던 목사들의 교회세습, 성추행, 사기, 폭행 등 뉴스가 사회면에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늘 깨끗해 보였던 목사님들의 권위가 실추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목사님들이 모이는 정기총회에서 서로 고성이 오가며 멱살잡이 모습을 보면서 세상은 충격을 받게 됩니다.  

그것이 오늘날 교회 명예가 땅바닥에 떨어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더욱이 진보 정권은 오늘날 기독교가 보수 정권을 지탱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 지상파 뉴스에서 기독교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도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통과를 위한 선제 조치로 기독교 권위를 떨어트리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기독교에 대한 건전한 비판은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 깨우치고, 뒤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니까요. 그렇지만 맹목적인 공격, 무분별한 비난, 교회는 사라져야 한다는 식의 보도는 없어야겠습니다. 기독교 또한 홍보역량을 강화하여, 잘못은 바로 반성하고 아닌 것에 대해선 적극 해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광화문에서 집회를 개최하겠다는 기독교 단체는 어디 소속인지, 그들은 정말 온전한 기독교인들인지, 정부의 대면 예배 금지를 어긴 교회는 정통 교단 소속인지, 보다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이 작은 제품 한 개를 팔기 위해 수많은 네트워크를 통해 홍보 하는데, 하물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파하는 교회가 오해받고 질타를 받는데, 수수방관하고 나 몰라라 하면 그것은 직무유기 아닐까요. 

이를 위해 기독교는 하나로 입을 모아야 합니다. 장로교와 감리교가 통합될 수는 없겠지만 여기저기 분산된 목소리를 하나로 통합하여 체계적으로 홍보와 대관 업무를 감당해야 합니다.  이런 요구는 벌써 수십 년 전부터 요구됐습니다. 그런데 시대는 빠르게 변하는데 이러한 자정 노력과 변화가 없으니 자꾸 앞서 가는 시대에 밀리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독교는 원래 그래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일을 해야 해요” 말할 게 아니라,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 본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자교회 중심, 우리교회 중심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내 것, 우리 것에만 집중하면 이웃과 세상을 살피지 못합니다.

좋은 일 많이 하는 기독교가 잘못된 보도에 적극 대응해야 할 때입니다. 언론 매체가 일반 교회와 신천지조차 구분하지 못한다면 큰 문제 아니겠습니까. 기독교가 더는 사회에 동네북이 아닌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통해 사랑받는 종교로 거듭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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