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임정은 기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자민당 신임 총재가 일본 총리로 선출됐다.
1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자민당 신임 총재가 중의원 본회의에서 열린 총리 선출 투표에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 지지로 과반수 표로 총리로 지명됐다.
이후 열릴 참의원 본회의 투표를 통과하면 이시바 총재는 일본 제102대 총리가 된다.
총리 선출이 완료되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시바 내각 각료 명단을 발표하고 내각이 정식 출범한다.
1885년 내각제 도입 후 초대 총리인 이토 히로부미 이후 제102대 총리다. 이시바 총리는 12선 의원으로 농림수산상, 지방창생담당상, 방위상 등을 지냈다.
이시바 총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으며 일본의 전쟁 책임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비교적 온건한 역사 인식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방위력 강화를 강하게 주창해왔고 이런 점에서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 등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가능성도 있어 한국을 비롯해 주변국과 갈등을 빚을 소지도 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맞섰던 자민당 비주류인 이시바 총리는 새 내각을 측근 의원과 무파벌 인사로 구성했다. 자신을 포함해 내정된 각료 20명 중 12명이 기존 파벌에 속하지 않았던 무파벌인사다.
작년 말 터진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연루 인물이 많은 최대 파벌 '아베파' 출신 의원들은 각료직에서 모두 배제됐다.
또 각료 내정자 중 13명이 이전에 각료를 지낸 경험이 없는 인물들이다.
방위상을 지낸 이시바 총리는 측근 안보 전문가도 내각에 중용했다.
외무상에 총재 선거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이와야 다케시 전 방위상을, 방위상에는 나카타니 겐 전 방위상을 각각 기용하기로 했다.
이와야 신임 외무상 내정자는 2019년 9월 방위상 퇴임 전 "한일 양국이 외교적으로는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지만, 안보에서는 한일·한미일 연대가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과 안보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시바 시게루 정부 출범을 계기로 정권 삼두체제가 기존 '기시다·아소·모테기'에서 '스가·모리야마·기시다'로 바뀌었다는 견해가 일본 집권 자민당 내에서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이시바 자민당 신임 총재가 당 간부·각료 인사에서 자신을 지지해 줬던 진영을 배려하고 결선 투표에서 겨뤘던 극우 성향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 측을 포섭하지 못하면서 이러한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닛케이는 "이시바 총재는 11월 10일 선거 일정을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선거를 서둘러야 한다는 스가 부총재와 모리야마 간사장 진언을 바탕으로 이달 27일 선거를 결정했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도 "모리야마 간사장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시바 총재를 위해 노련한 정치 수완을 발휘하고 있지만 모리야마 간사장에게 당내 권력이 집중된다는 경계감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닛케이는 "삼두체제 3명 중에 이시바 총재 이름이 없다"며 "당 간부와 각료 인사를 보면 정권 운영 주도권이 총리관저에서 당으로 이동하는 조짐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산케이는 내심 당 2인자인 간사장 자리를 노렸던 다카이치 측이 간사장보다 급이 낮다고 판단되는 총무회장직을 제시받자 "너무 깔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