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권동혁 기자]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는 언론의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난 만찬 자리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 한 대표를 배려해 만찬주 대신 오미자차를 준비하고 “우리 한 대표”라 말하는 등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려 노력했다.
윤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를 용산 대통령실 분수정원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면서 "여소야대 상황에서 고생이 많다"고 격려했다. 이는 지난 7월 24일 이후 두 달 만으로, 이날 만찬은 약 90분간 진행됐다.
윤 대통은 이날 만찬주를 준비하면서 술을 마시지 않는 한 대표를 배려해 만찬주 대신 오미자차를 준비하게 했고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며 이날 메뉴를 소개하기도 했다.
전날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 난색을 표해,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의 갈등이 점화되는 상황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만찬 중 윤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여야 관계와 국정감사, 체코 방문 성과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국정감사가 곧 시작되나요"라고 물으며 참석자들에게 "수고가 많다"고 격려했다.
체코 순방 성과와 관련해서는 "세계적으로 원전 시장이 커지면서 체코가 우리와 함께하고 싶어 한다"며 "2기에 24조원을 덤핑이라고 비판하는데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인요한 최고위원은 "지난 정부 때 망가진 원전 생태계가 회복 안 될 줄 알았다"며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고 있는 정부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한 참석자는 윤 대통령이 체코 원전 사업 수주와 관련해 "상당한 수익성이 보장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 밖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관련, "금투세를 내년에 당장 시행하려면 지금쯤 정리가 돼야 하는데 그게 아니어서 이대로 갑자기 하게 되면 실제 시행이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한 대표는 이날 만찬에서 별도의 인사말을 할 기회가 없기도 했지만, 한 대표 스스로 자연스럽게 대화에 적극 참여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이 끝날 무렵 윤 대통령은 "커피 한 잔씩 하자"며 "우리 한 대표는 뭐 드실래요"라고 묻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아이스라테를 주문하자 한 대표는 "대통령님 감기 기운 있으신데 차가운 것 드셔도 괜찮으십니까"라고 물었고, 윤 대통령은 웃으며 "뜨거운 것보다는 차가운 음료를 좋아한다"고 답했다.
이날 만찬에서 의정 갈등 해법과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사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주목됐지만, 관련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만찬을 마친 후 윤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분수공원에서 '국민을 위하여'라는 구호를 외치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한 대표는 만찬 직후 홍철호 정무수석에게 "대통령님과 현안을 논의할 자리를 잡아달라"며 독대를 재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