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질질 끌려다닐 것인가...트럼프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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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질질 끌려다닐 것인가...트럼프 대응법
  • 이슈밸리
  • 승인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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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 47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윤대우 편집국장] 암살 위기를 극적으로 모면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제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방위비와 경제 압박 등으로 한국, 일본, 유럽 등 동맹들은 긴장하게 됐고 북한, 러시아 등 스트롱맨들은 미소를 띄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가 백악관 주인으로 재 입성하면서 대한민국의 국방·외교·경제 정책의 수정은 불가피하게 됐다.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미래 세대가 누려야 할 건강하고 안전한 미국을 만들 때까지 쉬지 않겠다“면서 ”미국의 모든것을 고치고 미래를 위해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6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이날 아침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열광하는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가장 놀라운 정치적 성과를 이루었다"면서 "이것은 역대 가장 위대한 정치적 운동이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시대 미국은 어떠한 형태로든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외교정책에 관해서는 지난 1기(2017년~2021년)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과 한국 등 우방들에 방위비 인상을 예고하고 미국에 진출한 외국 반도체와 전기차 공장 보조금을 축소하며, 자동차 등 대미 수입 품목 관세를 대폭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모두 한국에 해당하는 말이다. 지난 1기 당시 연 1조 원 수준의 방위비를 5배 올리겠다고 해, 우리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보수·진보 언론 등 너나 할 것 없이 트럼프를 비난했고 자체 핵무장론이 크게 대두됐다. 대한민국의 실질적 자체 핵무장 공론화는 이때부터였다. 

바이든 대통령 재선을 확신하고 미 본토 여러 곳에 수십 조짜리 반도체와 전기차 공장을 짓기로 한 우리 기업으로선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 자체가 공포일 것이다. 트럼프는 보조금 축소를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다. 

아마도 보조금 축소를 안 당하려면 미국에 공장을 더 짓고 미국 노동자를 더 고용하라고 압박이 예상된다. 

자동차 관세 인상도 우려된다. 지난해 미국으로 수출한 국산 차가 8년 만에 100만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은 전체 국산 차 수출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이 60%에 육박하는 최대 수출국이다. 그런데 자동체 관세를 올리면 이러한 실적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대북정책은 또 어떤가. 방위비 인상은 둘째 쳐도 1기 당시 돈이 아까워 미국의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매번 움찔했고 때마다 연기시켰다. 그런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니, 스타일이 맘에 들고 대화가 잘 통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트럼프는 집권 1기 당시 김정은을 3번이나 직접 만났다.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 같은 해 6월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 등이다. 미 역대 대통령 가운데 북한 정권 지도자를 이렇게 만난 인물은 전무하다.  

문제는 북한 지도자를 만나면서 한국 대통령과 함께 한반도 문제를 잘 풀어가면 좋았을 텐데 당시를 복기하면 북미 정상회담은 뜬, 구름 같았고 실질적 한반도 비핵화의 결실을 맺지 못했다. 오히려 한국 대통령이 패싱 논란에 휩싸였다. 무슨 이야기가 잘 통한다는 것인지. 

한마디로 트럼프가 대통령 되면 우리나라 국방·외교·경제에서 득보다는 그의 임기 내내 부담과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국내 신문 사설 대부분은 트럼프 2기를 맞아 대통령실·국가안보실·외교부·국정원, 경제 부처와 대기업들이 지혜를 모아 대비해야 한다고 두루뭉술하게 글을 끝맺고 있다.

뾰족한 대책과 묘수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최대 무역국이자 최대 우방이기 때문이다. 

다만, 위기는 언제든 기회로 바꿀 수도 있다. 

트럼프의 본질은 결국 비즈니스, 돈이다. 방위비를 인상하려는 것은 미국 국방비를 아끼려는 것이고 다른 나라 반도체와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려는 것은 재정 곳간을 지켜려 하는 것이다. 비즈니스를 오래 한 덕에 돈을 아껴야 한다는 경영 습관이 정치철학에 스며들었다. 이 부분이 기존 워싱턴 정치인들과 다른 점이다.  

우리나라는 그간 나누고 베푸는 것에 익숙한 미국 정치인들만 봐왔고 상대해 왔는데, 국가 돈을 자기 돈처럼 아끼는 비즈니스맨 트럼프가 등장하면서 적응이 안 된 것이다. 

트럼프 1기 당시 온 나라가 방위비 문제로 시끄러웠던 것은 단순히 돈 문제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 어느 누구도 하지 않은 무리한 요구를 트럼프는 했기에 국가적으로 상처를 받은 것이다. 결국 그것의 본질은 돈 문제이다. 

트럼프는 당장 한국에 대한 방위비 인상을 재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가 최근 합의한 주한미군방비분담금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주한미군 철수나 축소를 시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외교 전문가들은 방위비 안 올린다고 실질적으로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려는 것보다는 향후 한미간 모든 협상에서 미국을 유리하게 만들려 하는 비즈니스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트럼프 정부의 방위비 인상 요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필자는 더는 에너지 낭비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이 문제로 한미 당국 간 감정싸움이나, 반미 선동의 주요 먹잇감으로 만들어 주지 말자는 것이다. 

그래서 1기 때와 달리 방위비 인상 요구안을 받아 들이대 2~3배 정도선에서 합의 되도록 설득하라. 현실적으로 주한미군 철수나 축소보다 방위비 2~3조 더 쓰는 게 한국 안보에 훨씬 가치 있는 일 아닌가. 

다만 우리가 요구할 것은 분명하다. 핵잠수함과 자체 핵무장 보유가 그것이다. 한반도 주변의 핵 위협이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어 더는 주한미군 주둔과 미 전략자산 전개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논리를 펴야 한다.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정부 간의 워싱턴 핵공유 협정이 트럼프 정권에서 계승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트럼프 외교·안보 책사로 예상되는 인물들이 연이어 한국의 핵무장 보유 가능성 발언을 쏟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트럼프 1기 당시 우리 군의 오랜 소원이었던 ‘한미 미사일 사거리지침’이 42년 만에 완전히 폐지됐다. 전통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정권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가능했던 것이다.  

방위비 2~3조를 과감히 올려주고 우리나라의 자체 핵 자산을 보유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로 삼자는 것이다. 앞으로도 미국 어느 대통령도 한국의 핵무장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인물은 나타나기 어려워 보인다. 

반도체·보조금 축소와 자동차 관세 인상에 대해선 대기업 소속 전문가들이 머리를 싸매고 다양한 시나리오와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지만, 이 글에서 제안하는 것은. 벼랑 끝 전술 시도를 고려하라는 것이다.  

비즈니스 원리를 잘 이해하는 트럼프는 꼭 막무가내 정신으로 끝까지 밀어붙이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의 말속에 나름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요소가 담겨 있다. 따라서 행여 반도체·보조금을 축소한다면 한국 기업들도 우리는 더 이상 미국에서 공장을 못 짓겠다고 전면 혹은 부분 철수를 선언해라. 관세 10% 인상 시 수용하지 말고 미국 내 공장 가동 축소 및 미국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해라. 

비즈니스는 상호원칙 아닌가. 상대가 무리한 요구를 하면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는 것이 상호균형이다. 미국은 북한이나, 중국, 러시아와는 다르다. 행여 우리가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면 트럼프 정부는 한국 기업에 더 큰 페널티를 부여할 것이라고 예상을 하지만 트럼프 스스로 이것이 무리한 요구라는 것을 잘 알기에 더는 우리 기업을 압박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의 원칙 중 하나는 최악은 피한다는 것을 트럼프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 기업이 이러한 배짱을 부리려면 한국 정부 부처와 어느 정도 손발이 맞아야겠다. 

트럼프가 강하게 나오면 강하게 하라는 것이 한가지 대응법일 수 있다. 참고로 이는 트럼프에게만 해당하는 것이지 다른 미국 대통령에게 적용했다가는 큰일 날 일이다.   

트럼프의 성향은 강한 사람을 좋아한다. 벼랑 끝 전술을 선호하는 스토롱맨들을 흠모하지 않는가. 김정은, 푸틴, 시진핑 등 공산주의 국가 지도자를 흠모하는 것도 그들의 독단적이고 말도 안 되는 벼랑 끝 전술을 매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와 등지라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임기는 불과 4년이다. 더는 재임할 수도 없다. 
4년간 트럼프에 질질 끌려다니기보다는 1기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도 스트롱 국가, 스트롱 기업이 한번 되어 보란 것이다. 

트럼프에 할 말 제대로 하고 강단 있게 대하면 비즈니스 원리에 충실한 트럼프와 모든 협상이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지 않을까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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