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가자 최대병원 기능 잃어"...신생아 등 환자 목숨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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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가자 최대병원 기능 잃어"...신생아 등 환자 목숨 위태
  • 박지영 기자
  • 승인 2023.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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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임정은 기자] 세계보건기구(WHO)는 12일(현지 시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가자지구의 의료시설에 137차례의 공격이 가해져 의료진과 환자 52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측이 가자지구 병원들은 출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며 고립 상태에 빠졌고 의약품은 물론 연료와 전력, 식수까지 바닥나면서 수용된 환자들의 치료마저 속속 중단되고 있는 상황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가자지구 최대 병원 알시파에 포격과 폭격이 지속되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상황이 "매우 위험한" 지경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알시파 병원을 비롯한 가자지구 주요 병원에 하마스의 군사시설이 숨겨져 있다고 의심하며 병원 주변으로의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비극적이게도 사망하는 환자 수가 크게 늘고 있다"며 "유감스럽지만 그 병원은 더 이상 병원으로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전한 피란처여야 할 병원들이 죽음과 파괴, 절망의 현장으로 바뀌고 있는 것에 세계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즉각적인 휴전과 민간인들과 의료진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촉구했다.

이스라엘 측이 병원을 비우고 남쪽으로 떠날 것을 거듭 요구해 왔지만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병원이자 의료복합단지인 알시파 병원에는 현재 거동이 불가능한 환자를 비롯해 최소 2300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환자 600∼650명, 의료진 200∼500명, 폭격을 피해 병원으로 피신한 피란민 약 1500명이 병원에 있다며 "전력과 물, 식량 부족으로 이들의 목숨이 즉각적인 위험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가동이 중단된 알시파 병원에서는 신생아 중환자실 운영이 중단되면서 인큐베이터에 있던 미숙아들이 숨지고, 전력 단절 속에 생명 보조장치를 제공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잇따라 숨지는 등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언론 가디언, 로이터 등은 폭격과 포성 속에서도 생명을 구하려는 의료진의 사투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알시파 병원 의료진은 인큐베이터가 비치된 신생아 병동이 자리한 건물이 폭격받자 고육책으로 신생아 병동에 있던 아기 39명을 일반 병상으로 조심스럽게 옮기는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원의 마르완 아부 사다 외과 과장은 아기 39명을 가까스로 옮기긴 했지만 병원에 전력과 물, 식량 공급이 끊기면서 이들의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며 "오늘 아기 1명이 숨졌고 어제는 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아부 사다 과장은 이스라엘 탱크와 저격수들이 접근하면서 알시파 병원은 지난 이틀간 6번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하면서 "알시파는 포위됐고 누구도 나가거나 들어올 수 없다. 의료진조차 창밖을 내다보는 것이 위험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 병원 의료진은 폭격과 총격을 우려해 남아있는 환자 600명을 창가 쪽에서 복도 등 건물 깊숙한 곳으로 옮기는 조치도 취했다.

아부 사다 과장은 병원 환자 1명이 창밖을 내다보다가 가슴에 총격을 입고 즉사하는 일이 있었다고 전하며 "의료진 전체에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폭격이 너무나 무섭고 두렵지만 여기에 머물며 환자를 치료하는 게 우리의 윤리적인 의무"라고 강조했다.

마이 알-카일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건장관은 지난 이틀 동안 알시파 병원의 환자 12명이 사망했다며 "드론이 알시파 병원에 있는 사람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카일라 장관은 또한 포격에 대한 두려움으로 접근이 불가능해지면서 사망한 환자 100명 이상의 시신이 매장지로 옮겨지지 못한 채 병원 뜰에 방치됐고, 부패한 시신들로 인해 전염병 가능성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알-카일라 장관은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를 표적으로 한 폭격으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병원을 비우고 피신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 경우 환자들은 거리에 남겨진 채 스스로 몸을을 건사해야 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피신이 아니라 총부리 앞에 내모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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