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호르무즈 파병 쉽게 생각했는데...'상황 복잡 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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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호르무즈 파병 쉽게 생각했는데...'상황 복잡 해지네'
  • 권동혁 기자
  • 승인 2020.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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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밸리=권동혁 기자] 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국내 석유·가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총력 대응한다는 뜻을 모았다.

정부는 지난 6일 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근 미국과 이란의 충돌 사태와 관련, 우리 국민과 기업의 보호, 선박의 안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면밀히 점검하고 지역 정세 안정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상임위원들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중동 정세의 안정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통해 역내 정세가 조속히 안정되기를 기대하면서 이같이 논의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이 한국에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요청한 가운데 정부는 아덴만해역에서 임무 수행 중인 청해부대를 호르무즈해협에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지만 미국과 이란의 충돌 가능성이 커지며 우리 정부의 선택은 난관에 부딪혔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건과 관련해 그동안 "항행의 자유, 그리고 자유로운 교역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해왔으나 정부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한미동맹과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을 고려해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는 방향으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있었다.

지난달 한 매체가 국방부가 바레인에 사령부가 있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호르무즈 호위연합)에 영관급 장교 1명을 올해 1월쯤 파견하기로 했다고 보도하면서 이달부터 아덴만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청해부대 31진 왕건함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임무지를 옮겨 파병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또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지난달 19일 브리핑에서 "한국이 하고 있는 동맹 기여에 대한 설명과 그리고 거기에 대한 정당한, 객관적인 평가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혀, 한국 협상팀은 기존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틀을 벗어나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선 '동맹 기여' 논리를 내세워 대응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11차 SMA 협상을 시작하면서 한국 측에 분담금으로 10차(1조389억원)의 5배 수준인 약 47억 달러를 요구하면서 전략자산 전개 비용 등 기존 SMA 틀을 벗어난 새로운 항목 신설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군 공격으로 인한 사망이 미국과 이란의 갈등을 키우자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여부가 부담감이 커지는 상황을 불러왔다. 

외교부는 회의에서 최근 미-이란 갈등 고조 관련 역내 정세를 평가하고 중동지역 등에서의 우리 국민 안전 확보 방안을 점검하는 한편, 선박 및 항공기 보호 방안, 에너지 수급 관리 방안, 우리 진출기업의 수출입 관련 대응 방안 등을 실무 논의했다고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현 시점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 건을 방위비 협상과 연계해 바라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며 "이 외에도 다각적으로 검토를 해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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