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굳이 안 해도 됐을 ‘이란은 적’ 尹 대통령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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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굳이 안 해도 됐을 ‘이란은 적’ 尹 대통령 발언
  • 이슈밸리
  • 승인 2023.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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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이슈밸리=사설] 이란 외무부가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해 발끈하며 한국 정부의 설명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나세르 카나디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 시각) 두 주변국이자 우방인 이란과 UAE의 관계에 대한 한국 대통령의 최근 간섭 발언을 들여다보고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가 문제 삼은 발언은 지난 15일 오후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윤 대통령이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면서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며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고 말한 부분이다. 

이슈밸리도 정책방송 K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해당 발언을 살펴봤다. 윤 대통령은 5분 남짓 발언에서 아크부대 존재 이유와 부대원 격려, UAE와 우리나라가 처한 안보 현실이 비슷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하지만 굳이 장병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이란은 적”이라는 발언을 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설령, UAE의 적이 이란이고 UAE에 파병된 우리 장병들의 주목적이 이란의 대테러와 왕실 경호 임무를 수행할지라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이를 상기시킬 필요는 없었다는 것이다. 

외교는 “겉으로 웃어도 속으로 경계해야 하는 것”이란 불문율처럼 겉과 속을 달리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이란 정부는 윤 대통령 발언을 문제 삼고 우리 정부에 해명을 공식 요구했다. 평소 생각지도 않았던 UAE 주둔 아크부대를 더욱 눈여겨보게 됐다.   

국제관계 현실이 그렇다. 한국 정부는 현재 이란과 우호 관계를 계속 맺고 있지 않은가. 또한 호르무즈 해협으로 석유와 가스를 운반하는 우리나라 기업 유조선이 한 해 수백 척에 이른다. 

이로 인해 UAE 아크부대와 별도로 청해부대를 파병한 상황이다. 대통령의 발언 한마디가 중요한 이유다.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UAE가 당면한 엄중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에서 하신 발언"이라고 해명했지만, 문제는 이란 정부가 우리 정부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느냐는 데 있다. 

이란 정부가 이 정도 선에서 넘어가면 다행이지만, 공식적으로 외교 문제로 비화시키면 또 하나의 골칫거리만 생기는 셈이다. 이란은 지난 2021년 원유 수출대금 동결을 이유로, ‘한국케미호’와 선장을 억류해 95일 만에 석방한 적이 있다. 한국 선박 나포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지난해 UN 방문 당시에도 하지 않아도 될 발언을 해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해외 순방 시 자꾸 대통령의 발언이 문제가 되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공식 석상 발언 전 꼼꼼하게 체크 해야 하고 윤 대통령은 비서실에서 검토한 발언만 해야 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를 원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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