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北 무인기 서울 방공망 뚫었다...무인기 새해 예산안 고작 0.03%
상태바
[이슈&] 北 무인기 서울 방공망 뚫었다...무인기 새해 예산안 고작 0.03%
  • 이슈밸리
  • 승인 2022.12.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과 관련된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2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과 관련된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이슈밸리=윤대우 선임기자] 북한의 재래식 무인기(드론) 여러 대가 남한 상공을 7시간 휘젓고 다녀가 충격을 주고 있다. 5대 중 1대는 서울 상공까지 접근했다. 단순히 영공 침범 수준을 넘어 대한민국 방공망을 농락했다 해도 과언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촘촘하다는 한국의 방공망은 26일부로 완전히 무너졌다. 비록 2m 안팎의 무인기지만, 북한 무인기가 대한민국 영공을 휘젓고 다닐 동안 우리 군의 대응은 한계가 있었다.  출동한 비행기 1대는 추락했고 공격용 헬기와 전투기는 우왕자왕했다. 기관총 100발을 쐈지만 1대도 추락시키지 못했다. 이쯤 되면 책임 지휘계통 문책은 불가피해 보인다. 

2014년과 2017년 남한에서 발견된 북한 드론은 스스로 추락했는데 이번 우리나라 상공에 나타난 드론은 5대 중 1대는 북한으로 돌아갔고 4대는 행방이 묘연하다고 합동참모부는 밝혔다. 

따라서 5년 전 단조로웠던 북한 무인기가 한층 업그레이드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리 군과 정보당국은 그동안 북한의 핵무기에만 올인할 뿐, 북한 무인기 정보 파악은 미약하다는 지적이다.  

만약 이날 북한 무인기 5대에 미사일, 폭탄, 생화학탄, 소형 핵탄두가 탑재됐었으면 어떻게 될 뻔했나?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 앞까지 가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아울러 북한이 유사시 벌떼 드론을 통해 한국을 기습 공격을 감행할 경우 우리의 대응 전략은 무엇이냐인 것이다. 5대도 못 잡았는데 수십대, 수백대, 수천대 드론이 서울 상공을 까맣게 수놓으면 우리의 방어망은 맥없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영화 같은 소리라 할 수 있겠지만, 이는 어제부로 현실이 되었다. 

현대전에서 무인기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만 보더라도 무인기의 위력은 상상 이상이다. 러시아는 이란제 자폭 드론으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맹폭하고 우크라이나는 터키제 드론(바이락타르 TB2), 미국과 유럽산 드론으로 숨어있는 러시아군을 괴롭히고 있다. 적은 돈 들여 큰 피해를 안기는 것이 드론이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공격-정찰용 무인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도 국내 주요 방산업체와 방위사업청 등에서 최첨단 멀티 무인기를 제작 보유하고 있다. LIG, 한화, 대한항공 등이 만든 무인기는 단연 세계 최고 성능을 탑재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우수한 드론을 얼마나 실전화 시키고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 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책임자 문책은 물론 방공망 개념을 완전히 달리해야 한다. 북한은 우리가 보유한 스텔스기와 상대도 안 되는 미그 전투기를 몰고 남한에 내려오지는 않을 것이다.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한 기습 전략을 노릴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치권의 인식은 헛다리를 짚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2월 13일에 근거리 정찰드론 구매사업 예산 312억원을 편성했는데 국회는 새해 예산에서 오히려 140억원을 감액했다. 즉 내년 국방부 무인기 관련 예산은 172억과 8사단 드론교육센터 신축 2억원 뿐이다. 새해 전체 국방예산 57조원의 0.03% 수준에 해당한다.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병장 월급을 100만원, 200만원 올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북한의 드론에 속수무책인 상황에서 무엇보다 드론 관련 국방예산을 지금의 최소 10배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지 않겠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금 웃고 있을 것이다. 남한의 치명적 약점을 간파했으니 말이다. 작다고 무시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무인기 개발 및 방어에 많은 투자를 기울여야 한다. 그 어느 때 보다 유비무환(有備無患) 정신이 필요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