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일간 눈코 틀 새 없던 ‘이마트 직원’도 배려할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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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일간 눈코 틀 새 없던 ‘이마트 직원’도 배려할 시점
  • 이슈밸리
  • 승인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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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SSG랜더스의 통합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할인행사 '쓱데이' 마지막 날인 20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한국시리즈 SSG랜더스의 통합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할인행사 '쓱데이' 마지막 날인 20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이슈밸리=사설] 신세계그룹(이마트)이 SSG랜더스 우승을 기념해 진행한 '쓱 세일'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전국 매장마다 물건이 동나고 수도권 일부 매장은 일시적 문을 닫거나 계산대 앞에서 1시간 30분 이상 줄을 서는 때아닌 진풍경이 연출됐다.

행사 첫날인 18일 인천 연수점에서는 고객이 지나치게 몰려 2시간가량 매장 셔터를 내리고 입장을 일시적으로 통제하기도 했다.

특히 이 기간 이마트 판매용 삼겹살과 목살은 230t이 팔려 3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에 이마트 매장에서 한 달간 판매할 수 있는 물량이 불과 3일 만에 모두 동났다. 

또 할인 행사를 진행한 달걀은 매출이 160.7% 늘었고 증정 행사를 진행한 봉지라면은 5배, 참치 등 통조림은 6배 매출이 늘었다.

애초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진행하려던 ‘쓱 세일’ 행사가 ‘이태원 압사 참사’로 취소됐는데 창단 2년 만에 SSG랜더스가 우승을 하면서 행사를 진행한 것이다. 이마트로서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긴 셈이다. 

고객 친화적인 이마트가 야구단도 우승하고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 이마트 고객을 위해 반값 할인 행사를 연 것 아닌가. 

다만, 신세계그룹은 기쁘고 즐거운 축제 가운데서도 이마트 사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쓱 세일’ 기간 이마트 사원들은 고객 안전과 상품 진열, 응대로 눈코 뜰 새 없는 사흘(3일)을 보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고객들은 1시간 30분을 계산대 앞에서 기다렸지만, 계산대 앞에 있는 사원들은 허리 한 번 필 시간, 물 한 모금 마실 시간, 화장실 갈 시간도 없었을 것이다. 

이에 한국노총 전국 이마트 노동조합은 21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이제 야구단 인수 주체이며, 쓱닷컴과 G마켓 투자할 수 있게 한 이마트 사원들에게는 용진이 형(정용진 부회장)이 언제, 무엇을 쏠 것인지 우리 전국이마트노조 조합원들은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마트 노동조합이 굳이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면서 정용진 부회장에게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SSG랜더스 우승과 ‘쑥 세일’ 기간이 지났는데도 이마트 직원에 대한 구체적 보상안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세계그룹은 22일까지 이렇다 할 공식 입장 표명이 없다. 이마트 노동조합이 원하는 보상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다만 수만 명의 직원을 일일이 보상하려면 회사 차원에서도 부담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훌륭한 기업은 야구단 우승과 고객 할인 이벤트로 완성되는 게 아니라 내부 직원이 ‘합당한 보상으로 일하기 좋을 때’ 완성되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이마트가 더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선 현장에서 일하는 사원들의 노력과 땀방울에 대한 합리적 보상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디 비단 이마트뿐이겠나. 연말연시 모든 유통업계 현장 노동자를 생각하고 배려해야 할 시점이다. 

적어도 본인은 돈이 넘쳐날지 모르지만, 인수한 업체 직원을 무자비하게 해고하며 고통을 주고 있는 외국의 어느 CEO처럼은 절대로 되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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