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이마트 때아닌 '와인 전쟁'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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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이마트 때아닌 '와인 전쟁' 속사정
  • 박지영 기자
  • 승인 201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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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밸리=박지영 기자] 유통 공룡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점차 와인 소비 인구 증가로 인해 가격을 5천원 이하로 내리며 이른바 '와인전쟁'을 벌이고 있다.

18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는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2억 4400만달러로 3년전인 2015년 1억 8981만달러 대비 28.5%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11월까지도 2억 3423만달러로 전년동기(2억 2073만달러)대비 6.1% 가량 늘었다. 연말까지 포함하면 올해 전체 와인 수입액 역시 지난해 수입액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 소주와 맥주로 연말분위기를 내던 것과 달리 올해는 52시간제 시행, 워라밸 문화, 홈술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가성비 좋은 와인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롯데마트는 지난 12일부터 '나투아 스페셜 셀렉션' 750㎖ 와인 1병을 4800원에 판매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와인이 고가였던 점을 생각하면 굉장히 파격적인 할인 가격이다. 이렇게 와인 가격이 떨어지자 소비자들 역시 지갑을 열었고 이 제품은 4일 만에 2만병이 팔렸다. 이에따라 롯데마트 관계자는 "판매 추이에 따라 추가 발주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역시 와인 가격을 내렸다. 지난 8월 출시한 와인 도스코파스(4900원·750㎖)는 100일 만에 총 84만병이 팔렸고 홈플러스 역시 오는 25일까지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인기 제품을 저렴하게 선보이는 '2019 베스트 기획전'을 연다.

편의점도 가성비 와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CU는 4천8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돈 시몬 셀렉션R'을, GS25는 1만2천 원짜리 '네이쳐사운드 캘리포니아메를로'를 내놨다. 특히 이마트24에서 판매하는 1만5천 원짜리 '디아블로 카베르네 소비뇽'은 1초에 1병씩 팔리는 '레전드 와인'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와인 트렌드 확산을 저도수 주류 기호 증가와 와인 저변 확대로 연말 술자리에서도 와인을 찾는 소비층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송년회를 홈파티로 대체해 다양한 종류의 와인과 음식을 부담없이 즐기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매출 증가에 한몫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와인 판매 비중은 1년 매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높았다. 올해는 초저가 와인으로 새로운 고객을 흡수한 만큼 매출 추가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마트 조사 결과, 와인 구매자 중 절반 이상이 6개월 동안 와인 구매 이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렇게 와인 가격이 떨어진 것은 대형마트들이 대량발주에 나섰기 때문인데 대형마트들은 온라인 장보기에 빠진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와인을 선택한 것이다.

주류의 경우, 온라인 판매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에 가격을 낮춰 소비자들을 다시 마트로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선 3000원대 와인도 조만간 등장할 것으로 본다. 매출이 꾸준하게 증가다면 대량 발주를 통해 가격을 더욱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진입 장벽이 높았던 와인이 부담 없는 가격으로 등장하면서 대중화됐다"며 "주류 문화 변화로 와인으로 모임을 즐기려는 소비층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에 쏠렸던 오프라인 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며 "대형마트는 초저가 와인에 더욱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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