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감, 기업인 무작위 증인 채택 또 망신 주기 재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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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감, 기업인 무작위 증인 채택 또 망신 주기 재현하나?
  • 이슈밸리
  • 승인 202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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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국회 모습 (사진=이슈밸리)
여의도 국회 모습 (사진=이슈밸리)

 


[이슈밸리=사설] 여·야 정치권이 내달 국정감사를 앞두고 기업 임원들을 마구잡이로 국회로 불러 망신 주기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기업인은 국회에 불러나가 “잘했다” 칭찬과 격려를 듣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고함·군기·폭로·망신당하는 일이 많았다. 공정거래질서를 무너뜨리고 사회 해악을 끼친 기업 CEO야 국회에서 망신 이상 당하는 것은 순리이지만, 대다수 크게 관련 없는 기업 임원이 국감에 소환된다. 

국회 산자위, 국토위, 환노위, 정무위 4곳에서만 수십 명~백여 명이 넘는 기업 임원들이 증인 채택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산자위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포스코·네이버의 사장급 임원 등 17명을 불렀고 국토위에선 야당 의원 한 사람이 10대 건설사 사장 전원을 증인으로 신청하는 등 여야가 100명에 육박하는 명단을 놓고 협상 중이다. 환노위는 기업인 증인 22명 명단을 확정했고, 정무위는 5대 시중은행장을 모두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국감 현장에서 기업인들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경우는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17대 국회에서 기업인 증인 채택은 연평균 52명이던 것이 18대 국회 77명, 19대 국회 125명, 20대 국회 159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증인으로 출석시켜 제대로 질문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 고치도록 하면이야 뭐라 할 말 없겠으나, 대부분 증인을 불러 놓고 수 시간에서 온종일 대기 시키거나 1~2분 질문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설령, 질문을 하더라도 증인이 대답하기도 전에 끊고, 호통을 치며 망신 주는 사례는 그간 뉴스에서 즐비하게 봐 왔다.  

물밑에선 국감 증인으로 빼주는 대신 지역구 현안을 부탁하는 거래도 일어난다고 한다. 국감 현안 질의보다는 불순한 의도로 증인 채택을 한다는 뜻이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세계는 경제 복합 위기 시대다. 1~2가지 위기가 아니라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위기의 시대다. 기업인들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1분 1초가 아까운 시간이고 매일 같이 목이 타들어 가는 심정일 것이다. 국내 어느 기업 하나 마음 편하게 잘 나가고 있는 곳은 없다. 이는 국내 수출의 25% 감당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국회를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 오래된 악습을 바꾸란 이야기다. 무작위로 기업인들 출석시켜 기다리게 하고 호통치는 국감은 더는 중단 되어야 한다. 효율적이고 이성·합리적인 국감이 되어야 한다. 

정치가 국민에게 꿈과 미래를 보여 주기보다는 기업이 우리 가족을 먹여 살리는 경우가 현실이다. 
정치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국감부터 달라져야 한다. 

이번 국회의 국감 모습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모든 국민이 눈여겨볼 것이다. 어느 CEO 말대로 “기업은 2류, 정치는 4류”라는 소리를 안 듣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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