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권동혁 기자] 한일 양국 정상이 미국 뉴욕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와 양국 관계 개선 등을 논의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1일(현지 시각) 맨해튼 유엔총회장 인근의 한 콘퍼런스빌딩에서 30분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5월 취임 후 첫 한일정상회담이다.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가 참석하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친구들' 행사장을 찾아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한일정상회담은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회담한 이후로 2년 9개월여 만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특별한 의제를 정하지 않고 논의하는 약식회담 형식으로 짧게 진행됐다. 따라서 독도·위안부·역사 교과서 등 민감한 문제는 언급조차 안 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한일 정상 약식회담 결과 서면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은 현안을 해결해 양국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위해 외교당국 대화를 가속화할 것을 외교 당국에 지시하고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며 "두 정상은 정상 간 소통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최근 핵무력 법제화, 7차 핵실험 가능성 등 북한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 상호 공유하고 있는 보편적인 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해 양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연대해 나가자는 데에도 공감하고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한일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가 있는 행사장을 방문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아울러 특별한 의제 없이 만난 것도 양국 의전팀이 사전 의제 조율에 실패한 것 아니니냐는 시각도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누가 보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에게 부탁해 만남이 성사된 모양이다”라면서 “자존심을 꼭 버리면서까지 기시다 총리를 만나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일부러 기시다 총리가 있는 행사장을 찾아 방문했다면, 외교 저자세 논란은 불가피해 보이고, 일본 측은 앞으로도 한국과 다양한 외교 협력에서 이런 식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