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미디어] 美 NBC, 대한민국과 34년 악연(‘惡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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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디어] 美 NBC, 대한민국과 34년 악연(‘惡緣)’
  • 이슈밸리
  • 승인 20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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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슈밸리=윤대우 선임기자]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이 큰 NBC 방송사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배경 화면에 태극기를 띄워 물의를 빚고 있다. 

10일(현지 시각) 영국 인디펜던스 등에 따르면 NBC의 대표 뉴스 프로그램인 '투데이쇼'에서 기자가 아베 전 총리 사망 사건을 보도하는 동안 배경 화면으로 5개의 태극기가 나부끼는 자료 화면이 등장했다.

TV 배경 화면은 태극기 5개가 나부끼는데, 방송 자막에는 아베 전 일본 총리가 피격됐다는 속보가 떴다. 

이날 NBC의 방송사고는 단순 방송 실수로 보기엔 의아한 점이 있다. 앞서 NBC는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중계방송 중 한 해설자가 일본의 한국 식민 지배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우리 국민의 분노를 일으켰다. 

당시 해설자였던 킨 조슈아 쿠퍼 라모는 일본 선수단이 입장할 때 "일본은 1910년부터 1945년까지 한국을 강점했던 국가다. 하지만 한국의 변화 과정에 있어 일본이 문화나 기술, 경제적으로 중요한 모델이 되었다고 모든 한국인이 이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가 NBC에 정식으로 항의하자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평창올림픽 개회식 때 내 해설로 불쾌해한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대한민국’에 대한 NBC의 잘못된 보도 형태는 34년 전에도 있었다. 우리나라 최고 축제였던 1998년 서울올림픽 경기 당시에도 무리한 방송으로 우리 국민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복싱 경기 당시 변정일 선수가 67분가량 링 위에 있었다. 판정 결과에 불복한 농성이었다. 올림픽 주최 측은 경기장 조명을 껐지만 당시 NBC는 어둠 속 변정일 선수의 장면을 모두 생중계했다. 변정일 선수 망신 주기를 위한 불순한 의도였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이 방송이 나가면서 서울올림픽의 명예가 실추되고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 일었다. 더 큰 문제는 다음이었다. NBC 방송 관계자들이 용산 이태원의 한 옷 가게를 찾아 티셔츠 200벌을 맞추면서 태극기 안에 권투 선수들의 모습을 그렸는데 ‘우리는 복싱을 하고 우리는 나쁘다’라는 영문 표기를 넣었다. 한국 망신 주기에 NBC 방송 관계자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던 것이다.  

아울러 NBC는 한일 월드컵이 한 창이었던 2002년 6월 자사 홈페이지에 제주도 서귀포를 일본 땅이라는 문구를 넣어 우리 국민의 분노를 일으켰다. 이 내용은 외교부 국민참여 페이지에 현재도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이 큰 언론사가 때때마다 한국 망신 주기로 일관한다면 이는 큰 문제다. 일각에서는 NBC 주요 경영진, 에디터들이 일본 자본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아베 전 총리 사망과 관련 방송 영상에 태극기를 넣는 것은 한국과 일본 관계를 이간질 하려는 의도인데 중국, 북한, 러시아도 아닌 최고 우방이라는 미국의 대표 방송이 이 같은 보도를 했고 이 같은 의도적 실수가 이미 여러 차례 반복되고 있다면 윤석열 정부가 직접 나설 필요가 있다. 

반크 같은 민간단체·학계 등에서 NBC에 적극 항의를 하겠지만 윤석열 정부와 외교부도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에 앞서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가 선행되어야 한다. 

미국에 올인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NBC와 관련해 그저 “좋은 게 좋다”고 “허허” 웃기만 하고 넘어간다면 어렵게 쌓아 올린 대한민국의 명성과 가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윤석열 정부의 지혜롭고 현명한 대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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