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와대 ‘용산 집무실 반대’...오히려 윤석열 당선인 피할 길 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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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와대 ‘용산 집무실 반대’...오히려 윤석열 당선인 피할 길 내줘
  • 이슈밸리
  • 승인 2022.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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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청와대)
(사진출처=청와대)

 


[이슈밸리=사설] 청와대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겠다고 선언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반신반의했다. 윤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이야 펄쩍 뛸 일이었지만, 지지했던 사람들조차,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취임 2달 앞두고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야“라는 반응 일색이었다. 

그런데 21일 청와대가 윤석열 당선인이 추진하고자 하는 ‘용산 대통령 집무실’ 구상을 정면으로 반대하면서 여론의 흐름은 다시 윤 당선인 쪽으로 기울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굳이 청와대가 하지 말아야 할 발언을 했다는 뜻이다. 가뜩이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과 공공기관 인사’로 인해 회동이 불발된 상태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당선인에게 사사건건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인상을 짙게 했다. 더욱이 어제 청와대의 ‘용산 집무실’ 반대 의견은 여론의 흐름을 오히려 ”윤석열 당선인이 안타깝게 됐다“는 여론을 일게 해 보수층을 집결할 명분을 제시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정권교체를 앞둔 신·구세력의 권력다툼 문제로 끝날 사항이 아니다. 양측이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 간의 만남처럼 훈훈한 ‘덕담 자리’로 끝날 상황을 이렇게 민감하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근본적 이유는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 때문이다. 양쪽 모두 선거 판세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선 지지세 결집이 필요한데 양측 세력의 대표 선수인 대통령과 당선인이 강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만약, 윤석열 당선인이 취임 2달을 앞두고 용산 집무실을 강하게 이전하려 했다면, 지방선거 판세는 현 여당인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에게 유리할 수 있다. 반면, 청와대가 반대하여 5월 10일 새 정권 출범 이후에도 계속 서울 통의동 대통령 집무실에서 윤 당선인이 머무를 경우 지방선거 여론 판세는 국민의힘이 추천한 인물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 

윤석열 당선인이 오늘날 대통령까지 오르게 된 결정적 이유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때문이다. 굳이 안 해도 될 말들과 강경책 때문에 윤석열은 살아 있는 정권에 맞선 영웅으로 점프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50일 간의 살아 있는 권력은 윤석열 당선인이 아닌 청와대에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미래권력이 살아 있는 권력에 난처함을 겪게 되는 빌미를 줄 필요는 없었다. 

따라서 어제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발표한 대통령 발언은 청와대 내부적으로 논의해도 될 말을 굳이 밖으로 꺼냈다는 지적이 있다. 용산 집무실 이전 강행으로 출구전략이 필요했던 윤석열 당선인 측에 오히려 숨통을 튀어주는 결과를 낳게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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