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윤석열 당선인의 안철수 위원장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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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윤석열 당선인의 안철수 위원장 활용법
  • 이슈밸리
  • 승인 20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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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언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0일 새벽 대통령 당선 확정 이후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언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0일 새벽 대통령 당선 확정 이후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국민의힘)

 

윤대우 발행인 겸 편집장
윤대우 발행인 겸 편집장

[이슈밸리=윤대우 편집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고민 중 한 가지는, 앞으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일 것이다. 현재로선 오는 5월 10일 새 정권이 출범한 이후 안 위원장의 길은 두 가지로 국무총리가 되느냐, 국민의힘 당권에 도전하는가다. 이는 대다수 국내 언론의 전망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두 가지 길이 절대 녹록지 않다는 데 있다. 우선 국무총리는 국회 인준까지 혹독한 과정이 예상된다. 180석 의회 권력을 손에 쥔 야당은 절대 안철수 위원장을 국무총리로 쉽게 만들어 주지 않으리라 본다.   

역대 어느 정권도 초대 국무총리가 국회로부터 쉽게 인준받은 적은 없다. 대부분의 후보가 인사검증 과정에서 스스로 포기하거나 여론의 뭇매를 맞고 물러났다. 김대중 정권 시절 초대 국무총리로 내정된 김종필 자유민주연합 총재조차 국회 인준 과정이 6개월이나 걸렸다. 당시 여·야는 총리 인준을 놓고 극심을 갈등을 빚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24만 표, 0.73% 표차로 대선 패배를 안긴 안철수 위원장에 서운한 마음이 클 것이고 그가 만약 국무총리에 임명된다면 국회 검증을 단단히 벼를 것이다. 국정원 등 사정 기관을 총동원해 그동안 공개 안 된 자료를 폭로해 안철수 위원장을 낙마시키려는 전략을 짤 수도 있다.  

윤석열 당선인이나 안철수 위원장도 이러한 예견된 상황을 뻔히 알고 있을 것이다. 최근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 임명설' 질문에 "한눈팔 시간 없다"고 말한 점은 그냥 한 말로는 들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국민의힘 당권 도전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이준석 당 대표의 반발, 견제가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전부터 안 위원장을 눈 엣 가시로 봤던 이 대표로선 사생결단하고 당 대표 사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국민의힘 의원들 입장에서도 정권교체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인정하나, “굴러 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는 부정적 생각을 쉽게 떨쳐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의원 투표로 결정되는 국민의힘 당 대표에서 예상 밖 저조한 성적을 거둘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안철수 위원장은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중요한 것은 윤석열 당선인의 솔직한 마음이다. 안철수 위원장을 공동정부의 주역으로 대우하며 국정의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 반대로 생각하고 있는지 말이다. 만약 안철수 위원장에 관해 부담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면 오히려 국무총리나 당 대표 임명·추천에 적극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시밭길을 뻔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안 위원장은 조력자로 남고 자신이 지지하는 인물들을 윤석열 정부에 심어 놓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데 이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안 위원장의 정치적 영향력 감소는 불가피하게 되고 국민의 뇌리에서 차츰 사라지게 된다.   

그렇다면 안철수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무엇인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과학기술 부총리가 장기적으로 최선의 선택지란 분석이 따른다.   

무엇보다도 과학기술 부총리는 국회 인준절차 없이 대통령 임명으로 가능하다. 이 경우 윤석열 당선인으로서도 정권 초기 야당의 발목 잡히는 것을 피할 수 있게 된다. 대신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혹은 김병준 지역균형발전위원장을 국무총리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두 사람은 각각 DJ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인물들이다.  

김한길 위원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했고 김병준 지역균형발전 특별위원장은 노무현 정권 시절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맡았다. 일각에서는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모두 호남 정권 출신이라 윤석열 당선인이 추구하는 국가통합의 적절한 인물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김칫국 마신다고 할 수 있겠지만, 만약 윤석열 당선인이 안철수 위원장을 차기 대선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면, 국무총리 타이틀 보다는 부총리로 시작해 국무총리, 당 대표 도전으로 이어지는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과학기술 분야는 안 위원장의 주전공분야이고, 서울대와 카이스트 교수 출신으로 검증을 받은 상태다. 이번 대선 TV 토론회 여러 주제 가운데 안철수 위원장이 그래도 가장 경쟁력 있고 잘할 것 같은 분야는 과학 분야였다. 그 또한, 대선 공약 가운데 과학기술 중심국가 G5 경제 강국, 초격차 기술 확보, 글로벌 선도기업 육성, 경제 강국 클럽 진입, 과학기술 부총리 신설을 내놨다.  

다만, 윤석열 정부에서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합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고 이를 주도하는 게 안철수 위원장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말이 안 된다고 본다. 과학 중심주의, 과학 우선주의는 찬성하지만, 과학만능주의 과학 획일주의는 반대한다. 

교육과 과학이 연계되는 분야가 분명 있지만, 음악·철학·문학을 굳이 과학과 연계할 필요는 없고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야 더 훌륭한 과학자가 된다는 것은 외국 사례에서 충분히 찾아볼 수 있다. 이 말은 안철수 위원장 공약처럼 과학기술 부총리가 적절하다는 뜻이다. 행여 이명박  정부시절 신설한 교육과학기술부 모델을 다시 재현하는 것은 아니란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안철수 위원장이 과학기술부 부총리에 임명돼 무난히 일을 잘 처리할 경우, 한 단계 위인 국무총리 기회가 있을 수 있다. 그때는 야당도 인준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 부총리에 이어 국무총리까지 역임한다면 그동안 행정부 경험이 전무(全無)했던 안 위원장 이력을  더욱 화려하게 만들 수 있게 되고 차기 대선 후보로서 손색이 없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출처=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출처=국민의힘)

 

이러한 모든 시나리오가 가능하려면, 우선 약 2달간의 인수위원장을 별 탈 없이, 무리 없이 이끌어야 한다. 노련한 권영세 부위원장, 개성 강한 원희룡 기획위원장, 보이지 않은 견제를 할 장제원 비서실장 등과 협력·조율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윤석열 당선자와 손발이 잘 맞아야 하는 숙제가 놓여 있다. 척 보면 척 알아야 할 정도의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안 위원장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소통문제가 불거져 인수위 내부에서 갈등이 생기거나 수습이 안 되면 안철수 위원장은 2달 천하로 끝날 수도 있다. 

그동안 언론에서 지적한 자기중심적인 태도가 강하다는 것과 연립한 세력들이나 지지자들을 너무 쉽게 등지는 태도, 독선적 결정은 앞으로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도 비교적 평탄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안철수 위원장이 가난하고 소외된 국민을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이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더불어 TV토론에서 봤듯이 행여 윤석열 당선인을 만만하게 생각해 대통령 의견을 무시하고 건너뛰는 행동을 할 경우 안철수 위원장에 대한 견제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어느 정권이든 2인 자는 늘 견제·비판의 대상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결국, 윤석열 당선인이 안철수 위원장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를 논하기보다는 안 위원장 스스로 2달간의 인수위원장직을 어떻게 활용하며 결정, 행동하느냐에 따라 그의 정치적 미래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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