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조찬기도회, 대선 후보 선거운동 자리로 변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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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가조찬기도회, 대선 후보 선거운동 자리로 변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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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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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3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 행사모습 (사진출처=크리스찬투데이)
제 53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 행사모습 (사진출처=크리스찬투데이)

 

[이슈밸리=사설] 남북관계와 대한민국의 현실과 미래를 위해 1년에 한 번 열리는 국가조찬기도회가 유력 대선 후보들의 선거운동 자리로 변질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소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53회 대한민국 조찬기도회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참석했다. 이날 윤 후보와 이 후보의 참석은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대한민국 인구의 약 19% 안팎인 기독교인 표를 의식한 행보라 할 수 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 기독교의 역사적 평가와 더불어 남북한이 함께 잘사는 길은 오직 협력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는 "한반도의 남과 북 역시 하나의 생명공동체"라며 "함께 살아야 더욱 건강하고 협력해야 풍요로워질 수 있다"면서 "인간은 연약한 존재지만 서로 의지하고 더불어 살며 강해지는 존재"라고 강조하며 행사에 무게감을 더했다. 

문 대통령이 국가조찬기도회에 직접 참석한 것은 지난 2018년 3월 8일 제50회 행사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엔 온라인 영상으로 축사를 대신했다.

윤석열·이재명 대선 후보들은 이날 짧게 축사를 마친 후 다른 일정으로 행사장을 빠져 나갔다. 이들은 연단에 내려와 안내자 소개로 테이블에 앉아 있는 목회자, 장로 등 기독교 주요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퇴장했다. 

1968년부터 시작된 국가조찬기도회는 하나님께 드리는 정숙한 예배인데 주최 측에서는 이들 두 후보를 배려한다는 이유로 계획에도 없던 약 10여 분간의 악수 타임을 준 것이다. 말이 10분이지, 행사에서 긴 시간이다. 

대선 후보들의 악수 세례로 인해 국가조찬기도회 예배 흐름은 당연히 깨졌고 행사장은 어수선한 분위기가 됐다. 이날 문 대통령이 1시간 가량 자리를 지킨 것과는 너무 대조된 모습이었다.  
 
국가조찬기도회 주최 측 입장에서는 차기 대통령으로 거론되는 유력 대선 주자들이 기도회에 참석하는 것을 반겼을 것이다. 다만, 국가조찬기도회 취지가 무엇이고 예배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들에겐 이날 대선 주자들의 느닷없는 악수 세례는 상당히 거부감으로 느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치가 종교를 지나치게 이용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앞으로 대선 후보들이 이런 식으로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할 것이라면 아예 참석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국가조찬기도회는 대선 후보를 의식하는 자리가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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