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서울공항과 롯데월드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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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서울공항과 롯데월드타워
  • 이슈밸리
  • 승인 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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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아덱스 2021에서 공군 전투기들이 축하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활주로 동편 롯데월드타워가 보인다. (사진=이슈밸리)
지난 22일 아덱스 2021에서 공군 전투기들이 축하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활주로 동편 롯데월드타워가 보인다. (사진=이슈밸리)

 

[이슈밸리=윤대우 선임기자] 온 나라를 들썩이게 만든 대장동이 있는 성남시에는 대장동 만큼이나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놨던 공항 하나가 있다. 바로 서울공항이다. 네이버 지도와 내비게이션에는 표시도 안 되는 서울공항은 인근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보면 대통령과 외국 정상이 탄 비행기 이착륙 장면을 시시각각 볼 수가 있다고 한다. 

국가원수 전용 서울공항이라고 부르지만, 엄연히 공군기지다. 한때 전술 통제기인 KA-1 대대가 있었고 지금도 각종 전투기와 C-3 수송기·아파치 헬기가 이곳을 이용한다. 당연히 국방부와 공군은 애초 서울공항 동편활주로 방향의 롯데월드타워 건립을 반대했다. 군만 반대한 것이 아니라 정치권과 언론, 시민단체 등이 공항의 보안과 건물의 안전을 위해 롯데월드타워가 세워지는 것을 비판·반대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롯데월드타워 신축을 위해 롯데그룹이 요청하기도 전에 갖가지 편의를 제공했고 롯데물산이 서울시에 신축 관련 협조요청(2008년 12월30일)을 하기도 전에 2008년 6월~9월까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검토되지 않던 동편활주로 변경안을 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문제는 이명박 정부 내내 나라를 혼란스럽게 했고 대장동 특혜 비리만큼 정치권을 시끄럽게 했다. 

서울공항 동편 방향에 우뚝 솟은 롯데월드타워는 분명 전투기 이착륙에 방해가 되어 보인다. 날씨가 흐리고 폭풍, 비바람이 불 때 조종사가 항로이탈과 순간 착각이라도 하면, 대형참사는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다. 지난 2013년 11월 LG 소속 헬기가 짙은 안개로 가시거리가 10m 안팎이었을 때 삼성동 아이파크 충돌로 추락했던 사고를 떠올릴 수 있다.  

 

서울공항 동편 활주로 정면 방향으로 롯데월드타워가 보인다. (사진=이슈밸리)
서울공항 동편 활주로 정면 방향으로 롯데월드타워가 보인다. (사진=이슈밸리)

 

이는 지난 22일 서울공항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항공우주·방산분야 전시회 ‘서울 ADEX’ 2021 행사장을 방문하면서 심각성을 깨달은 바이다. 이날 공군 블랙이글스팀을 비롯해 수 십대의 전투기·수송기가 공중 축하 퍼레이드를 펼쳤는데 활주로 끝 봉긋 솟아있는 롯데월드타워 모습은 서울공항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고, 계속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이러한 위험천만한 상황과 관련해 롯데월드타워 주민보다는 전투기 소음 문제로 성남 주민이 서울공항 이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벌써 오래된 이야기다. 롯데물산이 시공한 롯데월드타워가 해체될 일은 없고 미래의 어느 시점에 서울공항은 어디론가 이전될 것이다. 

다만, 수십 년간 국방부, 공군이 서울공항 이전을 반대한 이유는 국가 안보 때문이다. 경제·사회 논리로 인해 국가 안보 논리가 뒤로 밀리는 것을 보면서, 이 땅의 하늘을 지킬 공군기지가 설 자리가 마땅치 않다는데 우려가 된다. 

공군기지 이전 문제는 수원을 비롯해 전국 지자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결국 공군기지가 사라지면 우리 하늘도 뻥 뚫리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최첨단 스텔스 전투까지 만들면서 왜 전투기 엔진 소음 문제 하나는 해결 못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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