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북 한미연합훈련 맹비난...국립외교원장 내정자·여당 의원 70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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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북 한미연합훈련 맹비난...국립외교원장 내정자·여당 의원 70명도
  • 이슈밸리
  • 승인 202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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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슈밸리=사설] 컴퓨터 키보드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전락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북한과 중국이 맹비난하고 있다. 여기에 국립외교원장으로 내정된 인사는 ‘한미훈련 무용론’을 주장해 파문이 일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70명은 한미훈련 연기를 주장했다. 

한미 연합훈련에 북한,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 정부와 여당 국회의원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일부 대학생과 시민단체들이 반대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례적 모습이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6일 화상으로 열린 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현 정세하에서 한미 연합훈련은 건설적이지 못하다”며 “미국이 북한과 진정으로 대화를 재개하려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어떤 행동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왕 부장은 “현재의 교착상태를 타개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대화와 협의가 재개될 수 있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면서 북-미 대화 재개 조건으로 대북 제재 완화도 주장했다.

문제는 정작 중국은 러시아와 대규모 연합군사훈련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9일부터 13일까지 중국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시작한다. 

중국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인민해방군 서부전구, 러시아는 동부군관구의 병력 등 양측 합해서 1만 명이 병력이 참여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이 아닌, 실사 훈련인 셈이다. 

북한 외무성 역시 7일 홈페이지에 ‘중국이 미국·남조선 합동군사연습에 대한 반대입장 표시’라는 글을 올려 왕 부장 발언을 소개했다. 북한 대외매체 통일신보도 8일 “합동군사연습이 벌어질 때마다 조선반도(한반도)에 일촉즉발의 전쟁 위험이 조성되고 북남(남북) 관계 발전과 조국 통일운동에 엄중한 난관이 조성되곤 했다”고 했다.

중국과 북한만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외교관 양성을 담당하고 있는 외교부 정책 싱크탱크인 국립외교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70명이 반대하고 있다.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내정자는 라디오 방송에서 “본래 한미 연합훈련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경제력이 남한의 53분의 1로 축소됐고, 군사비도 우리가 10배 이상 쓴 지 10년이 지났다”면서 꺼낸 말이다. 경제력과 군사비 규모가 북한을 압도하니 군사적 위협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 70여 명은 한미 연합훈련 연기를 요구하는 집단 성명을 냈다. 통일부는 “한미 훈련이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 국정원은 “한미가 연합훈련을 중단하면 북이 남북 관계에 상응 조치를 할 의향이 있다”며 가세했다. 

정부와 여당의 이런 움직임은 북한의 2인자 김여정이 “북남 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며 취소를 요구하자마자 나온 반응이다. 

군대가 훈련을 못하면 유사시 제대로 대응을 못한다는 사실은 초등학교 1학년도 알고 있다.  반만년 역사를 통해 수많은 외침 받아온 것도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군대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핵무기를 보유한 한반도 주변국의 위협에 대응해 실시하는 한미연합훈련은 대한민국 생존과 직결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 대다수는 큰 반응이 없다. 코로나19와 민생 문제로 정치와 외교 문제에 신경쓸 여유가 없을 터이다. 그런데 나라의 운명은 국민의 무관심 속에 좌우된다는 사실은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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